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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부동(和而不同)

highlake(孤雲) 2023. 6. 24. 13:53

우리가 내용도 정확히 모르면서 자주 인용하는 공자 말 중 하나가 “군자 화이부동

(和而不同) 소인 동이불화(同而不和)”이다. 사실 이 말은 공자 리더십론 중에서

핵심을 담고 있다. 그래서 이 말은 단순히 군자와 소인을 나누는 이분법이 아니라

군자형 리더와 소인형 리더의 이분법이다.

 

원래 이 말은 ‘논어’ 자로편에 나오는데 바로 뒤에 이를 해설하는 공자 말이 이어진다.

“군자는 섬기기는 쉬워도 기쁘게 하기는 어려우니, 기쁘게 하기를 도리로써 하지

않으면 기뻐하지 아니하고, 사람을 부리면서도 그 그릇에 맞게 부린다[器之].

소인은 섬기기는 어려워도 기쁘게 하기는 쉬우니, 기쁘게 하기를 비록 도리로써 하지

않아도 기뻐하고, 사람을 부리면서도 한 사람에게 모든 능력이 완비되기를 요구한다

[求備].”

 

군자형 리더는 두루 사람을 품어주니 섬기기는 쉽지만 도리로 나아오지 않으면

결코 흔쾌한 마음으로 그 사람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말이다.

반면에 소인형 리더는 사사로이 친한 사람만 가까이 하기에 섬기기는 어렵지만

아첨이나 이익으로 접근하면 쉽게 받아들여주니 기쁘게 하기는 쉽다는 것이다.

 

또 군자형 리더는 자기와 친소(親疏)를 따르지 않고 능력에 따라 사람을 쓴다.

그것을 공자는 “그 그릇에 맞게 부린다[器之]”고 표현한 것이다.

반대로 소인형 리더는 오직 친소(親疏)에 따라 측근들에게만 중요한 일을 맡긴다.

이를 “한 사람에게 모든 능력이 완비되기를 요구한다[求備]”고 말한 것이다.

 

이것이 화이부동(和而不同) 동이불화(同而不和)의 정확한 의미이다.

가령 윤석열 대통령이 양향자 의원에게 반도체특위 위원장을 맡긴 것이 화이부동

(和而不同)의 사례이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중진 우원식 의원이 대통령의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파리 지원 연설을 기꺼이 칭찬한 것도 같은 사례이다.

동이불화(同而不和)하는 소인형 지도자가 누구인지는 주지(周知)하는 바라 따로

거론하지 않는다.

            <조선일보 오피니언(이한우의 간신열전)중에서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