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죽거든
이웃들에게 친구들에게 알리지 말길,
관이니 상여니 만들지 말길,
그저 입은 옷 그대로 둘 둘 말아서
타오르는 불더미 속에 던져 버릴 것,
한 줌 재도 챙기지 말고 버려 버릴 것,
내 죽거든
49재다 100재다 제발 없기를,
쓰잘 데 없는 일로 힘겨워 말길,
제삿날이니 생일이니 잊어버릴 것,
죽은 자를 위한 그 무엇도 챙기지 말 것,
죽은 자의 사진 한 장도 걸어두지 말 것,
내죽어
따스한 봄바람으로 돌아오리니
피고 지는 들꽃무리 속에 돌아오리니
아침에는 햇살처럼 저녁에는 달빛처럼
더러는 눈송이 되어 더러는 빗방울 되어.’
- 향봉스님(익산 사자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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