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다.
코스모스가 가냘픈 여인처럼
한들한들 바람에 흔들리면
나는 아련한 추억에 잠겨 눈을 감는다.
가슴아린
그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추억
한 아름을 남겨두고
떠나버린 그 여인이
이 가을
또 먼 그리움 한 가득 안겨준다.
코스모스가 피어있던 계절에
우리 둘은 수줍게 만났다.
사랑이 뭔지도 모르던 철없던 시절
만나서 수줍어 말조차 건네지 못했던 우리 둘
그러다
언제인지도
이유도 모른채
어느날 소식이 끊어지고
우리는 그렇게 헤어지고 말았다.
혹시 지금
그 사람을 만날 수 있다면
꼭 물어보고 싶은 말은 있다.
왜 소식없이 그렇게 헤어지게 되고 말았는지
그런데 아무래도 잘못은 내게 있을 것 같다.
지금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너무 많이 흘러버린 세월에
그 때처럼 예쁘게 곱게 늙어 있겠지
이 가을
코스모스가
피어있었던 날 만났던
우리들 그 철없던 시절
아련한 그 추억만을 회상하며
그리움만 한 웅큼 가슴에 묻어 두고 그냥 살아야지
너는 나처럼 그리움,추억
그런 것 때문에 가슴 시리지 말고 그냥 잘 살기만 하면 되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