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 모음

갈림 길/이식

highlake(孤雲) 2020. 3. 2. 10:38



갈림 길 / 이 식(李 植)


卽事羞前事  즉사수전사
今年悔往年  금년회왕년

無端岐路上  무단기노상
歲月幾推遷  세월기추천


일 닥치면 앞 서 일 부끄럽고
올 해엔 지난 해가 후회스럽다.

끝 없는 갈림 길 위에서
세월은 몇 번이나 옮겨갈는지..



오늘 한 가지 일을 닥치고 보니 문득 지난 번 일이 부끄럽다.
그 때도 이렇게 했으면 좋았을 것을 얼굴이 화끈거린다.

새해를 맞고 보니 지난 해 일이 또 후회스럽다.
그 일은 하지 말았어야 했고 그 때는 더 참았어야 했다.

지나고 보면 너무도 분명하게 보이는데 막상 딴 길로만 갔다.
언제쯤 어제 일이 오늘 부끄럽지 않고 지난 해 일을 올 해 웃을 수 있을까?

하루 하루는 갈림 길의 연속이다.
한 번 한 번의 선택이 모여 세월이 되고 인생이 된다.



▣ 이 식(李 植) ▣

1463(세조 9)∼1502(연산군 8). 조선 전기의 학자. 본관은 진보(眞寶).

자는 기지(器之).

진사로 이조판서에 증직된 계양(繼陽)의 아들이며,
어머니는 영양김씨(英陽金氏)로 부사직 유용(有庸)의 딸이다.
어릴 때부터 뛰어난 재질로 동생 우(堣)와 함께 학문에 정성을 쏟았다.

문소김씨(聞詔金氏)에게 장가들었는데,
장인인 예조정랑 한철(漢哲)은 일찍 죽고 그 집에 모아 놓은 책이 아주 많았다.

장모 남씨(南氏)는 사위가 학문을 좋아하는 것을 보고
그 책을 모두 물려 주었으므로 그는 고경(古經)과 백가(百家)의 연구에
밤낮을 가리지 않았다.

“나는 밥 먹을 때에도 글과 함께, 잠 잘 때에도 글과 함께,
앉아서도 글, 길을 걸을 때에도 글이었다.
글이라면 한시반각도 마음에서 떠나본 적이 없었는데,
너희들은 이같이 유유히 세월만 보내고 있으니,
이래서야 어찌 능히 다음 날 성취되기를 바라겠느냐.”라고 자제를 훈육하였다.

1501년(연산군 7) 진사시에 합격하고 이듬해에 39세로 죽었다.
그의 공부하는 기풍과 자제 훈육은 아들 황(滉)으로 하여금 크게 성취하게 하는
기틀을 마련한 것이었다.

1544년(인조 즉위년) 5남 해(瀣)가 귀하게 되어 이조참판 겸 동지의금부사에 추증되었고,
1568년(선조 1) 7남 황의 지위가 높아짐에 따라 좌찬성 겸 판의금부사에 가증되었다.
청계서원(淸溪書院)·계현사(啓賢祠)에 제향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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