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 모음

'풍교야박(楓橋夜泊·풍교 곁에서 밤을 새우다)

highlake(孤雲) 2020. 2. 14. 14:37



月落烏啼霜滿天  락조제상만천

江楓漁火對愁眠  강풍어화대수면

姑蘇城外寒山寺  고소성외한산사

夜半鍾聲到客船  야반종성도객선

달이 지니 까마귀 울고 하늘 가득히 서리 내리는데

강가의 단풍과 고깃배 불빛을 바라보며 시름 속에서 잠을 청하는구나

고소성 밖 한산사에서

한밤중에 울리는 종소리는 나그네가 묵고 있는 뱃전까지 들려오네



당나라 현종 시절에 장계(張繼)는 과거에 낙방한 뒤 고향으로 돌아오는 길에 다리 곁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다.

그 참담한 심경을 '풍교야박(楓橋夜泊·풍교 곁에서 밤을 새우다)'이라는 글로 남겼다.

이 시는 과거 급제에 올인해야 하는 동아시아의 수많은 고시생 젊은이에게 공감과 함께

위로를 주었다. 본래 국가고시란 합격한 사람보다 떨어지는 숫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시험

이기 때문이다. 급기야 생몰 연대조차 제대로 알 수 없던 이름 없는 유생을 일거에 대문호

반열에 올려놓았다. 청나라 강희제는 이 시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풍교로 친히 찾아왔다

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풍교라는 다리 이름이 유명 사찰보다 더 알려지면서 남송 시절에는

한때 한산사를 풍교사로 불렀던 적도 있었다. 좋은 시 한 편의 전방위적 영향력을 상징적

으로 보여준 셈이다.

 

                          -조선일보 오피니언 중에서 -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2/14/202002140002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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