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鳶(연)의 추억

highlake(孤雲) 2018. 12. 2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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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린 학생들은 방과후에도 무슨 학원이다 뭐다해서 바깥에서

동무들과 같이 뛰놀 시간이 별로 없지만,내가 어릴 적에는 밖에서

동무들과 모여서 놀거리가 많았다.


                                                              -  손주들 연날리는 모습 -

날이 추운 겨울에도 江얼음 위에서 쓸매를 타거나,팽이치기도 하고,

칼바람이 부는 추운 날에도 둑(언덕)위에서 鳶(연)을 날리면서 누구

연이 멀리 날아 오르는지,또 재주를 잘 부리는지 겨루기도 하고,

연싸움도 하면서 놀다보니 손은 얼어서 손등에서 피가 나기도 했었다.


그런데 다른 동무들은 자기 아버지나 형이 연을 만들어 주었지만,
나는 아버지도 안 계셨고 형도 없어 연을 만들어 줄 사람이 없었다.


어쩌다 할아버지나 큰 아버지께서 연을 하나 만들어 주시면,
그 연이 동무들과 연 싸움을 하다가 줄이 끊어져 멀리 날아가기라도

할까봐 연싸움은 할 용기가 없었다.


연싸움을 하기 위해서는 기와 조각이나, 사기 그릇, 항아리 조각,
또는 유리조각 등을 잘게 부셔서 풀에 섞어 실에 묻히고 말려서
연줄을 만드는데 상대 연줄과 걸어 싸울 때 약한 줄이 끊어져 연이

멀리 날아가 버리면 연싸움에서 지게 되는 것이다.


어쨋거나 그렇게 날마다 동무들과 모여 연을 날리며 놀았다.


그러다 정월 대보름이면 동네어귀에 커다랗게 달집을 지어 태우면서

한 해 동안 마을의 安寧과 豊年을 祈願하는 行事를 할 때 그 동안

가지고 놀았던 연에다 所願을 적어 달집에 매달아 태우는데, 아끼던

연이 없어지는 아쉬움에 눈물이 났던 어린시절이 생각난다.



가끔 집에 오는 손주가 종이에 꼬리를 달고 실을 매달아 가오리연이라고

들고 뛰어도 잘 날아 오르지 않는 걸 보고 拍掌大笑(박장소)를 하곤 한다.


이제는 내가 손주녀석들에게 연을 만들어 줄 수 있는데,
연을 만들 종이(한지)와 대나무를 구하기가 쉽지 않아 부득이 문방구에서

사 주는 수 밖에 없어 조금은 아쉽다.




할배가 만들어 주는 연과는 그 값어치가 다르지 않을까?

비록 산 것보다 잘 만들지는 자신이 없지만 그래도 손주와 함께같이

만드는 재미가 있을테고.....

먼 훗날 언제일지는 알수 없지만 이 할배가 죽고 없더라도 할배와

연을 만들고 날렸던 추억은 오래토록 남을텐데......



                

                               - 2018 戊戌年 歲暮에 -

 힐링음악 Durme Hermoza Donzella - Pemi Zou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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