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의 글

어느 아내와 남편 이야기

highlake(孤雲) 2016. 8. 17. 12:17




나이 스 물 여덟, 남자는 어느 사랑하는 여자의 남편이 되었지요.
나이 스물 여섯, 여자는 그 남자의 아내가 되었답니다.
그들은 사람들의 축복속에 성당에서 조촐한 출발을 하였답니다.


그리고 어느새 2년이란 세월이 흘렸지요....

그 때.. 그들에게 불행이 닥쳤답니다.

그것은 그들에게 너무나 큰 불행이었어요.
그들이 살던 자그마한 집에 그만 불이 났답니다.
그 불로 아내는 실명을 하고 말았데요.
모든 것을 잃어 버리지는 않았지만 그들에겐 어쩌면 가장 소중한

것을 잃어 버린 셈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네요.

두 사람이 만들어갈 그 수많은 추억들을 이제는 더 이상 아내가

볼 수 없을테니 말입니다.
그 후로 남편은 늘 아내의 곁에 있었죠.
아내는 앞을 볼 수 없기 때문에 혼자 몸을 움직이는 것도 쉽지가

않았답니다.
남편은 곁에서 아내를 도와 주었지요.
처음엔 아내가 많이 짜증도 부리고 화도 내었지만 남편은 묵묵히

그 모든 것을 받아 주었습니다.
늘 그것이 미안했었나 봐요.
당신을 그 불 속에서 구해 내지 못한 것이... 그리고 그 아름다운

눈을 잃게 만든 것이 말이에요...



또 다시 시간이 흘러 아내는 남편의 도움없이도 주위를 돌아 다닐

수 있을만큼 적응을 하였지요.
그리고 이제서야 남편의 사랑을 이해할 수 있었죠.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서.. 하나 남은 세상의 목발이 되어

주고 있음을 알게 된거죠.
이젠 다시 화를 내거나 짜증을 부리지 않았답니다.
그렇게 이젠 둘은 아무 말 없이 저녁 노을에 한 풍경이 되어 편안한

나이가 되어 갔답니다.

시간은 그들에게 하나 둘씩 주름을 남겨 놓았지요.
아름답던 아내의 얼굴에도 세월의 나이테처럼 작은 무늬들이 생겨

나고 남편의 늘 따사롭던 손도 여전히 벨벳처럼 부드럽긴 하지만

많은 주름이 생겨 났지요.

남편은 이제 아내의 머리에 난 하얀 머리카락 을 보며 놀리곤 했답니다.. "
이 제 겨우 8월인데 당신의 머리엔 하얀 눈이 내렸군..."

어느 날인가 아내가 남편에게 이런 말을 했답니다.
"이제 왠지 마지막으로 이 세상을 한번만 보고 싶어요.
벌써 세상의 빛을 잃은지 수 십년이 되었지만 마지막으로 당신의

얼굴이 보고 싶군요.
난 아직도 기억한답니다. 당신의 그 맑은 미소를...

그게 내가 본 당신의 마지막 모습이니까요... "
남편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답니다.


아내가 세상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길은 누군가의 눈을 이식 받는

것뿐이었답니다.

         그러나, 그것은 쉽지가 않았죠.
         아무도 이제 살아 갈 날이 얼마 남지 않는 아내 에게 각막을 이식해

주려고 하지 않았거든요.
아내는 그것이 자신의 마지막 소원이었지만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답니다. 하지만 남편은 마음속으로 많은 생각을 했었나 봅니다.

'나 당신의 모습을 한번만이라도 더 보고 싶군요...'

세월은 이제 그들에게 그만 돌아오라고 말을 전했답니다.
그 메세지를 먼저 받은 사람은 남편이었지요.
아내는 많이 슬퍼했답니다.
자신이 세상의 빛을 잃었을때 보다 더 많이 말이에요.


그러나 남편은 아내에게 마지막으로 선물을 하나 하고 떠나기로

했지요.
자신의 각막을 아내에게 남겨 주는 것이랍니다.
비록 자신의 눈도 이제는 너무나 희미하게만 보이지만 아내에게

세상의 모습이라도 마지막으로 보여 주고 싶었 던 거지요.

남편은 먼저 하늘로 돌아가고 아내는 남편의 유언에 따라 남편의

각막을 이식 받게 되었죠.
그녀가 처음으로 눈을 떴을때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답니다.
늘 곁에 있던 남편의 그림자조차 말이죠.

병원 침대에서 내려와 이제 환하게 밝혀진 거리의 모습을 내려다

보며, 자신의 머리뿐만이 아니라 사람들 머리에 가득 내려 앉은 화이트

크리스마스의 정경 을 내려다 보며,
아내는 남편의 마지막 편지 한통을 받게 되었답니다

당신에게 지금보다 훨씬 전에 이 세상 의 모습을 찾아 줄 수도 있었는데....
직 우리가 세월의 급류를 타기 전에 당신에게 각막 이식을 할 기회가

있었지. 하지만 난 많이 겁이 났다오.
늘 당신은 내게 말하고 있었지.나의 마지막 모습에 대해서...

아직 젊을 때 나의 환한 미소에 대해 서 말이오.
하지만 그걸 아오? 우리 너무나 늙어 버렸다는 것을...

또한 난 당신에게 더 이상 당신이 기억 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

줄 수 없다오.
신은 눈을 잃었지만 그때 난 나의 얼굴을 잃었다오.
이제는 미소 조차 지을 수 없게 화상으로 흉칙하게 변해 버린 나의

모습을 당신에게 보여 주고 싶지 않았소.
또한 우리 생활의 어려움과 세상의 모진 풍파도 말이오.
난 당신이 나의 그 지난 시절 내 미소를 기억하고 있기를 바랬소.
지금의 나의 흉한 모습 보다는...
그러나 이제 나는 떠나오.
비록 당신에 게 나의 미소는 보여 주지 못하지만 늘 그 기억을 가지고

살아가기 바라오.
그리고 내 마지막 선물로 당신이 이제는 환하게 변해 버린 세상을

마지막으 로 보기를 바라오.


아내는 정말로 하얗게 변해 버린 세상 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답니다.
나 알아요. 당신의 얼굴이 화상에 흉칙하게 변해 버렸다는 것을...
그리고 그 화상으로 인해서 예전에 나에게 보여 주던 그 미소를

지어 줄 수 없다는 것도...
곁에서 잠을 자는 당신의 얼굴을 더듬어 보고 알았지요.
하지만 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어요.
당신도 내가 당신의 그 미소를 간직하기 바란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죠.


미안해 할 필요 없어요. 난 당신의 마음 이해하니까 말이에요..
참 좋군요. 당신의 눈으로 보는 이 세상이...
그리고 며칠 뒤 아내도 남편의 그 환하던 미소를 쫓아 하늘로 되돌아 갔습니다.


출처/불교 인드라망                                                      <옮겨 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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