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 유 부벽정기(醉遊浮碧亭記)
생육신 김 시습의 꿈 : 금오신화(金鰲新話)에서
평양은 옛 조선의 서울이다. 은(殷)을 이기고 주나라 무왕이 성현 기자(祈子)를 방문 가르침을 구했을 대 홍범구주(洪範九疇)의 법을 일러 주었으므로 무왕은 기자를 이 땅 조선에 왕으로 봉하였으나 신하로 여기지는 않았다.
이곳의 명승고적으로는 금수 산, 봉황대, 능라도. 기린 굴. 조천석. 추남허 등이 있는데 , 영명사의 부벽정(루)도 그 중의 하나였다.
영명사는 동명성왕의 구제궁이었다. 이 절은 성 밖 동북쪽 20리쯤 되는 곳에 있는데 ,
굽이굽이 흘러가는 대동강 긴 강을 옆으로 하고 앞으로는 평원이 펼쳐졌는데 아득하기 가이없으니, 참으로 승경(勝景)이었다.
개성에 사는 부호의 아들 홍(洪)생(生)은 정축년(조선 세조 2년,AD1457년) 8월 한가위 날을 맞아 면사를 사려고 친구들과 함께 평양 장에 포백(布帛)을 싣고 나와 강가에 배를 대었다.
때마침 성중에 사는 홍 생의 친구 이(李) 생이 잔치를 벌여 홍 생을 환영하였다. 술이 취한 뒤 작은 배를 불러 달빛을 가득 싣고 노를 저으면서 강물을 따라 올라가 부벽 정 밑에 이르렀다.
때마침 달빛은 환하고 물결은 흰 비단 같아 청학과 기러기의 울음소리를 듣자 마치 하늘 위 옥황님이 계신 곳인 듯싶었다. 한편 옛 서울을 보니 내 낀 외로운 성에 물결만 철썩거릴 뿐이었다.
그는 고국(고구려)의 흥망을 탄식하며 여섯 수의 시를 읊었다.
부벽 정 높은 곳에 올라 읊으니
구설픈 강물 소리는 애끓는 듯해라.
고국이 어디인가 영웅은 간 곳 없고
荒城은 지금까지 봉황의 얼굴이라
모래에 달빛 희니 기러기는 아득하고
숲속엔 내 걷히어 반딧불이 날고 있네.
人事는 변천하여 풍경조차 쓸쓸하다.
한산사 깊은 곳에 종소리만 들여오네.
님 계신 구중궁궐 가을 풀만 쓸쓸한데
갈수록 아득해라 높은 바위 구름길은
靑樓는 어디 있나 변화는커녕 자취도 없고
담 너머 희미한 달 찬 까마귀 우지진다
풍유는 간데없어 흙만 남았도다
적막한 외로운 성에 가시가 덮여 있네
어즈버 물결 소리 예같이 울어대며
주야로 쉬지 않고 깊은 바다 향하누나.
남색처럼 푸르도다 대동강 굽이굽이
슬프다 천고 흥망 한한들 어이 하리
金井에 물 마르고 담쟁이만 드리웠네.
石壇엔 이끼 낀 채 능수버들 늘어졌네.
타향의 좋은 풍월 한없이 시만 읊고
정든 고국 생각에 숲이 건들 취하누나
달빛이 밝은 탓인가 졸음조차 아니오고
계수 그늘 밤 깊은데 매운 향내 풍겨온다.
오늘이 한가위라 저 달빛은 곱구나
외로운 옛 성터를 바라볼수록 슬프다.
기자묘 뜰 앞에는 늙은 숲이 우거지고
단군사 벽 위에도 넝쿨이 얽혔네
영웅은 자취 없어 어디로 돌아갔느뇨
초목만 엣 모습이나 몇 해가 되었더냐
옛날이 더욱 그립구나 둥근 달만 의구하다
맑은 빛이 흘러흘러 객의 옷에 비치네
동산에 달 뜨거라 잠든 오작 왜 나느냐.
깊은 밤 찬이슬을 나의 옷에 함초롬
문물은 천 년이라 옛 모습 간데없고
산천은 변천하여 허물어진 성뿐이네
하늘에 오르셨나 님은 아니 돌아오고
인간에 끼친 얘기 무엇으로 증거 하리
누런 수례 기린타고 가신 자취 아득하다
풀 우거진 옛 길 위에 홀로 가는 저 선사야
찬 이슬 내렸으니 온갖 초목 다 지겠다
청운교냐 백운교냐 우뚝우뚝 솟았 구나
수나라 군사들은 여울에서 구슬피 우는구나.
가을 매미 울음소리 동명왕의 넋 이런가
옛 길에 내 끼고 수레소리 간데없네
푸른 솔 우거진 곳 늦은 종만 처량하다
높이 올라 읊으련만 뉘라서 화답 하리
바람 맑고 달빛 휠 때 흥만 겨워하노라.
어느덧 밤이 깊어 돌아오려 할 때 뜻밖에도 아름다운 한 여인의 발걸음 소리가 났다
그 여인이 웃으면서
“그대와는 시를 논할 만하구려.”
곧 데리고 온 시녀를 시켜서 술을 주는데
차려놓은 음식이 인간의 것과는 같지 않아 먹으려 해도 딱딱하고 술만 역시 쓰기만 하여 마실 수가 없었다. 홍 생이 음식을 먹는 동안 여인이 시를 지어 홍 생에게 주었다.
부벽 정 오늘 저녁 달빛 더욱 밝구나.
한없는 맑은 얘기 느낌이 어떻더냐
옛날과 다름없는 나뭇잎은 푸른 일산처럼 퍼져 있고
고요히 이는 강물은 흰 비단을 두른 듯
세월은 흘러흘러 나는 새처럼 빠르거늘
세상사 속절없이 놀란 물결 무상해
이 날 밤 깊은 정회 뉘라서 알아줄까
깊은 숲 풍경 소리 한 소리 또 한 소리
옛 성을 바라보니 대동강이 여기로구나.
푸른 물결 맑은 모래 울어대는 저 기러기
기린은 오지 않고 고운 님 여윈 위에
통소 소리 끊어지고 높은 무덤뿐이로다.
긴 메에 비 오려나 내 시는 이미 이루었네
외로운 절은 고요하고 술 한 잔에 건들 취해
숲속에 빠진 동타 가련 하여 차마 보랴
몇 천 년 묵은 자취 뜬 구름 되었구나.
풀 밑에서 슬피 우니 쓰르라미 소리로다
오르니 높은 정자 생각조차 아득 할 때
그친 비 남은 구름 옛 일이 슬프도다
떨어진 꽃 흐르는 물에 세월을 느끼네
가을이라 밀물 소리 더더욱 비장 하구나
물에 잠긴 저 다락엔 달빛마저 처량하네
알게나, 이곳은 옛날의 번화한 땅
거친 성 늙은 나무 나의 애를 끊나니
금수 산 앞 이런가 강산도 가려하네
단풍은 붉은 채로 옛 성을 비춰주고
가을 밤 방추 소리 유달리 요란하다
배 저어라 한 곡조에 고깃배는 돌아오네
바위에 비긴 고목 담쟁이는 얽혀있고
숲속에 누운 빗돌 이끼 가득 끼었구나.
말없이 난간에 비겨 옛 일을 생각하니
달빛과 파도소리 슬픔을 자아내네
성긴 별은 몇 개냐 푸른 하늘 속삭인다
은하수 맑고 얕아 달빛은 밝았네
알아라, 번화로운 옛 일 이제는 헛것이라
저승을 기약하랴 이승에서 만나 보세
술 한 잔 가득 부어 취해 본들 어떠하리
풍진의 삼척검을 마음에다 둘까보냐
만고의 영웅들도 한 줌 흙이 되었으니
세상에 끼친 것은 헛이름뿐이로다
이 밤이 어찌 되었나 밤은 이미 깊었구나.
담장 위에 걸린 달은 오늘 저녁 둥글건만
진토를 떠나가나 님 은 어찌 하려는가
한없는 즐거움을 나와 함께 누리리라
강 위의 구슬 다락 사람들은 흩어지고
뜰 앞엔 예쁜 나무 이슬이 흠뻑 젖었을 때
묻노라 어느 때에 서로 거듭 만나려나
봉래산 복숭아 익고 푸른 바다 마른다네
부벽 정 오늘 저녁 달빛 더욱 밝구나.
한없는 맑은 얘기 느낌이 어떻더냐
옛날과 다름없는 나뭇잎은 푸른 일산처럼 퍼져 있고
고요히 이는 강물은 흰 비단을 두른 듯
세월은 흘러흘러 나는 새처럼 빠르거늘
세상사 속절없이 놀란 물결 무상해
이 날 밤 깊은 정회 뉘라서 알아줄까
깊은 숲 풍경 소리 한 소리 또 한 소리
옛 성을 바라보니 대동강이 여기로구나.
푸른 물결 맑은 모래 울어대는 저 기러기
기린은 오지 않고 고운 님 여윈 위에
통소 소리 끊어지고 높은 무덤뿐이로다.
긴 메에 비 오려나 내 시는 이미 이루었네
외로운 절은 고요하고 술 한 잔에 건들 취해
숲속에 빠진 동타 가련 하여 차마 보랴
몇 천 년 묵은 자취 뜬 구름 되었구나.
풀 밑에서 슬피 우니 쓰르라미 소리로다
오르니 높은 정자 생각조차 아득 할 때
그친 비 남은 구름 옛 일이 슬프도다
떨어진 꽃 흐르는 물에 세월을 느끼네
가을이라 밀물 소리 더더욱 비장 하구나
물에 잠긴 저 다락엔 달빛마저 처량하네
알게나, 이곳은 옛날의 번화한 땅
거친 성 늙은 나무 나의 애를 끊나니
금수 산 앞 이런가 강산도 가려하네
단풍은 붉은 채로 옛 성을 비춰주고
가을 밤 방추 소리 유달리 요란하다
배 저어라 한 곡조에 고깃배는 돌아오네
바위에 비긴 고목 담쟁이는 얽혀있고
숲속에 누운 빗돌 이끼 가득 끼었구나.
말없이 난간에 비겨 옛 일을 생각하니
달빛과 파도소리 슬픔을 자아내네
성긴 별은 몇 개냐 푸른 하늘 속삭인다
은하수 맑고 얕아 달빛은 밝았네
알아라, 번화로운 옛 일 이제는 헛것이라
저승을 기약하랴 이승에서 만나 보세
술 한 잔 가득 부어 취해 본들 어떠하리
풍진의 삼척검을 마음에다 둘까보냐
만고의 영웅들도 한 줌 흙이 되었으니
세상에 끼친 것은 헛이름뿐이로다
이 밤이 어찌 되었나 밤은 이미 깊었구나.
담장 위에 걸린 달은 오늘 저녁 둥글건만
진토를 떠나가나 님 은 어찌 하려는가
한없는 즐거움을 나와 함께 누리리라
강 위의 구슬 다락 사람들은 흩어지고
뜰 앞엔 예쁜 나무 이슬이 흠뻑 젖었을 때
묻노라 어느 때에 서로 거듭 만나려나
봉래산 복숭아 익고 푸른 바다 마른다네
*홍 생은 그 시를 읽고 여자가 돌아갈까 좋은 이야기로
“미안 하지만 당신의 성씨와 보계(譜系)(족보)를 듣고자 합니다.”
‘네, 이 몸은 옛날 은(殷)왕의 후예요. 기씨의 딸입니다. 나의 선조 기자님께서
처음 이 땅에 오시어 모든 예법과 정치를 한결같이 성탕(하나라 걸왕을 내치고 은을 세움)
님의 유훈을 따라 팔조(八條)금법(禁法)을 세워 오래도록 문화가 빛났는데 ,갑자기 국가와 민족이 비운에 빠져 ,나의 선고 준 왕께서는 필부의 손에 패하여 드디어 국가를 잃으시고 위만이 틈을 타서 보위를 도적질하니 나 같은 약질은 스스로 절개를 지키기로 맹세하고 죽기만 기다리다 마침 거룩한 선인이 나타나서 나를 위로하며
“내 본디 이 나라의 시조로서, 부귀를 누린 뒤에 바닷섬에 들어가 선인이 된지 수천년이 되었느니라 . 나와 함께 상계에 올라 사는게 어떻겠느냐?” 그리하여 상계에 올라 선인이 지어주는 별당에서 지내며 삼신산의 불사약을 먹고 갑자기 몸이 가벼워 져 공중에 높이 떠서 우주를 굽어보며 세상 명승지를 두루 유람하다 오늘 저녁 갑자기 고국 생각이 간절하여 하계의 인간을 내려다보니, 산천은 의구하나 인물은 간데없고 명월은 내를 덮고 백로는 티끌을 씻은 지라 옥경(하늘나라의 서울) 을 하직하고 슬며시 내려와 조상님 무덤을 배알한 뒤 부벽 정에 올라 시름을 달래려 하였는데 마침 당신을 만나 한없이 기쁘기도 하고 또한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더구나 노둔한 시로 아름다운 시에 화답했으니 부끄럽지만 마음속에 품은 생각을 대강 말한 것입니다.“
“하토의 어리석은 이 백성은 초록과 함께 썩음이 마땅한데 갸륵하신 선녀님과 시를 화답하리라고 꿈엔들 기약했겠습니까? 다시
“로 제목 삼아 40운을 지어 가르쳐 주심 어떻겠습니까?”
여인은 곧 응락하여 붓을 들어 쓰니, 마치 구름과 내가 서로 찬란히 얽힌 듯하였다.
부벽정 달 밝은 밤 높은 하늘 내려
오동에 맑은 빛이 은하수도 잠겼어라
희디흰 삼천리요 아리따운 열두 에
구름도 한점 없고 두 눈에는 맑은 바람
흐르는 물 뜨는 배에 다정스레 따르는 구나
선창도 엿보면서 갈꽃 물을 비춰 주네
예상(霓裳)곡을 들으려나 옥도끼로 깍았던가
금조개로 집을 짓고 탑 그림자 비꼈도다
지미와 구경하고 공원과도 놀아 보세
달빛 차니 까치는 놀라 날고 오(吳)의 소는 헐떡인다.
은은한 곳 푸른 메요 둥글둥글 바다 위를
님 과 함께 거닐리라 주렴 고리 높이 걸고는
오강(五剛)은 계수 깍고 이백이 술잔 멈춰
찬란한 비단 병풍 수놓은 채 휘장치고
보배 거울 처음 걸고 얼음 바퀴 구를 때
먼 하늘에 비게고 좁은 길에는 내 녹았네.
숲에 솟은 헌함 아래 깊은 못물 굽어보고
머나먼 길 아득 잃고 고향 친구 만났도다
좋은 시를 주고받아 이름난 술 가득 부으니
아껴보세 이 세월을 취하도록 또 한잔
하로 속에 까만 게 끓이는 쟁개비라
용봉탕을 맛보려나 항아리에 가득 찼네
의로운 학은 소나무에서 울고 네 벽에는 귀뚜라미
호상(胡牀)의 말 끝나면 먼 물가에 놀리라
황성은 예와 같고 우는 잎은 쓸쓸할 때
붉은 단풍 누런 갈은 쓸쓸하기 그지없네
선경엔 천지 넓고 진토에는 세월 빨라
벼 익은 옛 궁터요 고목 우거진 들의 고사(古祠)라
남은 자취 빗돌뿐인가 흥망은 갈매기에 물어 보리
맑은 빛이 몇 번 찼는고 인생이란 하루살이
고운님은 어디 가고 궁궐조차 절이 됐다.
깊은 숲 속 가린 휘장 반디 불만 번득인다
옛적 일도 슬프건만 오늘 근심 어이 하리
목멱산은 단군터요 기자 여기 오셨던가
굴속에 무엇 있나 기린 자국 완연 하네
들판에서 주운 물건 숙신(肅愼)의 화살이라
선녀는 용을 타고 문사 또한 붓을 멈춰
난초라 매운 향내 푸른 공중에 풍기누나
곡조를 마친 뒤에 하직이란 웬말이냐
바람은 고요한데 놋소리만 처량하구나.
*여인은 다 쓰고 나서 붓을 던져 버리고는 공중에 높이 솟아 간 곳이 없고 다만 시녀를 시켜
“옥황님의 명령이 엄하시어 나는 흰 난조를 타고 돌아갑니다. 다만 청아한 이야기를 다 끝내지 못하여 몹시 섭섭합니다.”
그 뒤 얼마 되지 않아 갑자기 회오리 바람이불어서 홍 생이 앉은 자리를 걷어가고 그 시(詩)도 날려 버렸다. 대체로 이런 일은 인간 속세에 알리지 않게 위해서였다.
홍 생이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한참 서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꿈도 아니고 생시도 아닌지라,난간에 홀로 기대서서 정신을 차리고 , 그녀가 한 말들을 기록하지 못하고 또 좋은 인연을 얻어서 흉중에 쌓인 이야기를 다 못했음을 한탄하며 시 한 수를 읊었다.
비 개니 구름이야 속절없는 한 꿈이라
가신님은 통소 불며 언제나 돌아올까
대동강 푸른 물결 무정하다 마소서
님 여윈 저 곳으로 슬피 울며 나는 구나
*다 읊고 나자 산사에서 종이 울리고 물가 마을에서 닭이 우는데, 달은 서천에 걸려있고 샛별만 반짝이며, 뜰아래의 쥐와 상 밑의 벌레 소리만 들려 올 뿐이었다.
홍 생은 슬프기도 하고, 한편으로 온몸이 수굿하여 다시는 머물 수 없으므로 서둘러 배에 올라타고 옛 물가로 닿았다.
그 뒤 홍 생은 그 여인을 잊지 못해 병을 얻어 집으로 돌아갔으나, 정신이 멍하고 말의 앞뒤가 맞지 않았다. 그는 오랜 기간 병상에 누워 있었으나, 조금도 차도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꿈속에 소복한 여인이 나타나
“ 우리 아가씨께서는 당신의 재주를 몹시 사랑하시어 견우성 막하의 종사 벼슬을 명령 하셨 사오니 하루 속히 부임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 하자
홍 생이 깜짝 놀라 깨어 깨끗하게 목욕한 뒤 향을 태우며 자리를 정리하고 잠깐 누었다가 문득 세상을 떠나게 되니, 바로 9월 보름이었다.
그의 시신을 빈소에 안치한 지 여러 날이 되어도 얼굴빛이 전혀 변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세상에서는 다음과 같이 추측할 뿐이다.
“홍 생은 아마 신선을 만나서 시신(屍身)이 선화(仙化)한 것 같다.”
작자: 김 시습
*금오신화
김 시습(1435-1493)이 지은 우리나라 최초의 한문 소설집으로 완본은 전해지지 않고
현재< 만복사저포기>< 이생규장전>< 취유부벽정기>< 남염부주지><용궁부연록>의 다섯편 뿐, 창작된 시기와 장소는 작자의 나이 30대의 금오산설이 유력하고
산 남자와 죽은 여자의 사랑을 그린 소설로서 유형 상 명혼소설(冥婚小說)로
취유부벽정기 역시 명혼소설로서 불의와 폭력에 의해 정당한 삶과 역사가 좌절되는 아픔을 그린 작품으로 짙은 우수가 서려있다
기자조선을 찬탈한 위 만과 어린 단 종을 내쫓고 노산 군으로 강등하여 영월로 귀양 보내고 급기야는 폐서인으로 유리안치, 자객을 보내어 살해하여 청용포의 강변에 버린 수양대군을 대비시키고
기 씨 녀 로 분장된 단 종과 홍 생으로 분장된 김 시습으로 상정해보면
젊은 날 세종의 부름을 받은 문장에 뛰어난 강직한 선비로서 수양대군의 불의에 무언의 저항으로 여생을 초야에 묻혀 살다간
생육신 매월당 김 시습의 삶을 볼 수 있다.
<한글 역 금오신화에서>
고려말의 문장가 이색의 ‘부벽루(浮碧樓)
❙부벽루의 의미: 대동강 기슭에 있는 고구려 시기의 누각으로
동명성왕을 모신 영명사의 부속 건물이기에 ‘영명루(永明樓)’라고 불렀다.
12세기에 이 영명루가 대동강 푸른 물위에 떠 있는 듯 하여
‘부벽루’라고 불렀다고 한다.
昨過永明寺 ➡어제 영명사를 지나다가
暫登浮碧樓 ➡잠시 부벽루에 올랐네
城空月一片 성은 비었는데 달은 한 조각이요
石老雲千秋 오래된 돌에 구름은 천년세월
麟馬去不返 기린마는 가고 돌아오지 않으니
➡동명왕이 하늘로 올라갈 때 탔다고 전해지는 기린마는 가서 돌아오지 않아
역사가 중단되었고,
天孫何處遊 천손은 어디에서 노니는가
➡동명왕은 어디에 계시는가?( 고구려의 정신을 이어 받은 고려가 국운이 쇠약한데
동명왕 같은 영웅이 나타나 국운이 바로 잡았으면 좋으련만)
.長嘯倚風磴 길게 휘파람 불며 돌계단에 기대니
山靑江自流 산은 푸르고 강은 절로 흐르네
*몽고의 침략으로 피폐해진 강산을 둘러본 이색의 우국시(憂國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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