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오늘 나오기를 잘 했네

highlake(孤雲) 2014. 11. 9. 13:02

 

 

오늘 나오기를 참 잘했구나.

이렇게 온천지가 아름답게 물들어 눈을 즐겁게 하는데,

오늘도 집에만 있었다면 참으로 아쉬웠겠다.

예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겠지만,
뜻하지 않은 순간의 실수로 내몸이 하반신 마비라는 장애를 입고,
말할 수 없는 고통과 시련으로 회한에 차 지낸 많은 시간들이.....
혼자서는 할 수 있는 것이 한정되어 있으니 남들 즐기는 일은 나에게는
다만 오래전에 나도 즐겼던 것인데.....추억속에서만 있을 뿐이었다.
내게도 다시 한번 기회가 올까? 하였던 나들이를 아내의 격려에

아들도 부추겨 크게 용기를 내 남들 다하는 단풍구경을 나섰다.
코스는 오래전 건강할 때 친구들과 자주 다녔던 가지산 방향으로......

역시 나서기를 잘 했다.
꿈속에서, 상상속에서, 얼마나 보고싶고 가고 싶었던 산이던가
옛날에는 느끼지 못 했던 아름다운 경치
이몸으로 된 지금에서야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산

앞으로 언제 또 다시 볼 수 있을까? 아니 또 볼 수나 있을까?
그래 일부려 산길로 코스를 잡아 늦가을 곱게 물든 단풍을 제대로 보려고......
석남사를 비껴 밀양쪽으로 산길을 따라 꼬불꼬불 올라  터널을 지나

얼음골로 내려가 꿀이 든 얼음골 사과 맛보기로 한입물고 한 상자를 샀다.
내친김에 산길을 꼬불꼬불 돌아돌아 표충사에 들러 법당에는 못 가 아쉽지만,

- 아마 아내가 나를 위해 기도를 드렸으리라 -

더덕구이로 점심을 먹고, 오는길에 밀양다목적 댐 주변을 감아도는

멋진 드라이브코스를  즐기면서 마음도 몸도 힐링하며 주변경치를 핸드폰

카메라에 담아 두고두고 볼양으로 연신 샷트를 눌렀다.

 

다시 원동쪽으로 산길을 따라 둘러둘러서 천천히 구경하면서

예전에 자주 갔던 친구집을 손가락으로만 다녀오고 그렇게 양산을거쳐

집으로 돌아왔다.

오랫만에 바깥 나들이가 몸은 비록 피곤했지만 마음은 날아갈 듯

상쾌하고 즐거웠다.

내년에도 살아서 다시 보고싶다.

                        2014.11.08.

 

 

 

 

 

 

 

 

                    ♬..Autumn Leaves (고엽)-이브 몽땅(Yves Mont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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