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3 2

기다리던 순간은 언제나 빨리 지나간다

사람 그리워 등불 켜는 무렵에 벚꽃이 지네 人恋[ひとこひ]し灯[ひ]ともしころをさくらちる 일본은 벚꽃 철에 입학식을 한다. 우리와 다르게 4월에 학기가 시작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잊지 못하는 광경은 길을 걷다 우연히 본 도쿄의 어느 초등학교 입학식. 자기 키 반만 한 란도셀(일본 초등학생 책가방)을 멘 아이가 학교 앞 벚나무 아래에서 엄마 손을 잡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때마침 부드럽게 불어온 바람에 하얗게 반짝이는 꽃잎들이 팔랑팔랑 휘날리며 ‘OO초등학교 입학식’이라는 입간판 옆에 선 아이와 엄마를 축복하듯 춤을 추었다. 길 건너에서 제삼자가 본 광경인데도 인화한 사진이 눈에 선할 정도로 인상적인 장면이었다. 저 아이는 이 순간을 평생토록 기억하겠구나. 일본인에게 왜 그토록 벚꽃이 애틋한지 알 듯도 ..

신문 스크랩 2024.04.13

잘난 체하는 당신들 한국 사람들 때문이잖아

‘과시하기 경쟁(race to flex): 한국에선 부유함을 뽐내는(show off wealth) 게 왜 미덕일까.’ 필리핀 매체 ‘인콰이어러’가 “체면이 전부인 한국에선 부자라고 뻐기거나(brag about being rich) 부자처럼 보이려고 애쓰는 게 악덕(vice)이 아니라 미덕(virtue)인 듯하다”며 보도한 기사 제목이다. “이미 가졌으면 으스대고(flaunt), 아니면 가질 때까지 가짜로 꾸민다(fake it)”고 시작한 내용은 대략 이렇다. “길거리 어디에서나 명품 가방을 볼 수 있다. 명품에 대한 강박(obsession with designer labels)이 워낙 만연해(be widespread) 어린 아이들까지 입고 신고 학교에 간다. 엄마들은 학부모 회의에도 온갖 명품으로 치장하..

신문 스크랩 2024.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