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0 2

사막의 무덤

사막의 무덤 아버지와 아들이 사막에서 길을 잃고 헤매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이 오랫동안 걷고 있던 사막은 불덩어리같이 뜨거웠고 바싹 말라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었습니다. 언제 사막이 끝날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 먼 길이었습니다. 절망으로 가득 찬 아들이 참지 못하고 아버지에게 말했습니다. “아버지, 이제 우리에게 남은 건 죽음뿐인 것 같습니다. 이제는 걸을 필요도 없이 그냥 이 자리에서 편하게 죽는 편이 낫겠어요.” 아버지 역시 힘들었지만, 아들의 어깨를 두드리면서 격려했습니다. “틀림없이 물을 마실 수 있는 마을이 나타날 거야. 아들아, 조금만 힘을 내렴.” 아버지의 말에 아들은 겨우 힘을 내어 걸었습니다. 그러나 작은 희망은 곧 절망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들 앞에 무덤 하나를 발견한 것입니..

버스 앞자리 할머니가 뒤돌아 나에게 건넨 말

얼마 전 시골에 있는 부모님 댁에 갔을 때의 일이다. 가정마다 자차가 없는 곳을 찾기 힘든 세상이지만 여느 시골이 그렇듯이 1시간에 몇 대 없는 버스는 노인들의 유일한 이동수단이 되어주고 있었다. 버스터미널에서 더 골짜기로 들어가는 버스에 올라탔다. 다행히 이곳도 3년 전 즈음부터 구간으로 나누어 부과했던 버스요금이 단일요금제로 시행되면서 버스 단말기에 카드를 찍는 것이 가능해졌다. "삑- 감사합니다." 카드를 찍고 빈좌석에 앉아 귀에는 이어폰을 꽂았다. 양쪽 귀에는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오는데 두 칸 앞에 앉아 있는 할머니가 힐끗 뒤를 돌아보았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다음 노래를 들으려고 하는데 두어 번 뒤를 돌아보던 할머니는 무언가 결심한 듯 나에게 말을 걸었다. "그 카드... 어떻게 하는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