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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도라지는 의학적 근거 없다... 호흡기 민간요법 오해와 진실

highlake(孤雲) 2023. 12. 16. 15:12

 

최근 코로나19 감염, 미세 먼지 공습 등을 겪으면서 호흡기 건강을 향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호흡기 건강을 위해 도라지, 배숙 등 다양한 민간요법을 실행하는 이도 많다. 이에 호흡기내과 의사들의 학술 단체인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는 관련 연구 논문을 조사해 호흡기 건강과 관련된 민간요법의 이득과 이해 문헌을 고찰한 보고서를 냈다.

 

◇배, 도라지, 의학적 근거 없어

배와 배로 만든 음료인 배숙은 감기 예방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그 속의 ‘루테올린’이라는 성분이 세포와 동물 실험에서 호흡기 감염 억제, 염증 감소에 효과가 있었다는 연구가 있다. 하지만 임상 시험이 시행된 적이 없고, 호흡기 질환을 예방한다는 의학적 근거는 찾을 수 없었다. 이에 학회는 호흡기 질환 치료 목적으로 배와 배숙 섭취 권고를 보류했다.

도라지 역시 감기와 천식, 가래에 효과가 좋다는 설이 퍼져 있다. 목 안 점막을 자극해 점액 분비량을 증가시켜 가래가 몸 밖으로 배출되도록 도와 증상을 호전시킨다는 것이다. 도라지 역시 호흡기 증상에 도움을 준다는 인간 대상 임상 근거는 없었다. 도라지를 과잉 섭취할 경우 그 속의 사포닌 성분이 적혈구를 녹이는 ‘용혈 작용’을 해, 심혈관 질환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무도 꾸준히 섭취하면 호흡기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소개되고 있다. 세포 실험에서는 무의 ‘시니그린’이라는 성분이 항염증 작용을 한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지만, 이 역시 인간 대상 시험 결과는 없어 호흡기에 좋다는 의학적 근거는 없다. 꿀벌이 식물에서 수집하는 수지질(樹脂質) 혼합물 ‘프로폴리스’ 역시 호흡기 질환에 도움이 된다는 설이 퍼져있지만, 경구 복용이 호흡기에 확실한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근거는 확실치 않다. 비타민 C 복용과 맑은 공기 또한 호흡기 감염 질환 예방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강, 수분, 호흡기 증상 개선에 효과

생강은 구역질을 예방하거나 감기에 대한 효능이 알려져 차, 가루, 사탕 등 다양한 형태로 소비되고 있다. 의학적으로 입덧, 염증, 대사증후군, 소화 기능에 대한 효능이 입증돼 있다. 생강에 들어 있는 많은 화합물이 염증을 치료하고 진통 효과가 있는 것이다. 다만 ‘생강 보충제’를 통한 과도한 섭취는 출혈 위험이 증가할 수 있어 건강에 좋지 않다.

마늘 역시 항염증, 항산화 효과로 심혈관 질환이나 면역 장애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실제로도 마늘 추출물의 항산화 효과를 입증하는 실험 연구는 다수 존재한다. 마늘 추출물 섭취 아동에게서 급성 호흡기 질병이 2.4배 감소했다는 연구도 있다. 하지만 과량 복용할 경우 속 쓰림, 구토 등 위장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충분한 양의 수분을 섭취하는 것 역시 호흡기 질환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기침 빈도를 줄이고 가래 배출을 원활하게 해준다. 천식이 있는 사람의 경우 탈수 정도는 기침 빈도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하루에 2L 이상’ ‘하루에 8컵 이상’ 등 정해진 양의 수분 섭취를 권고할 근거는 없었다. 땀이 많이 나거나 신체 활동을 많이 하는 경우에는 충분한 수분 섭취가 필요하지만, 고령, 심부전, 만성 콩팥병 등의 동반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과도한 수분 섭취가 오히려 폐 기능을 악화시킬 수 있다.

매우 작은 크기의 미세 먼지까지 제거할 수 있는 ‘헤파 필터’가 달린 공기청정기는 만성 폐쇄 폐 질환 환자에게 효과가 있다. 이는 유해한 가스나 미세 입자가 폐에 들어가 폐에 비정상적인 염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폐기종, 만성 기관지염 등이 이에 속한다. 헤파 필터 공기청정기는 실내 공기 질 개선에는 확실한 효과가 있지만, 여타 호흡기 질환을 개선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조선일보(건강)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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