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로(民勞)라는 시(詩)는 주나라 소강공이 조카 성왕(成王)에게 간사한 자들을
조심하라는 경계를 절절하게 드러낸 작품이다. ‘시경(詩經)’ 대아(大雅)에 실려
있다. 모두 5장인데 백성들이 힘들어하니[民勞] 성왕에게 궤수(詭隨)하지 말
것을 권유하고 있다.
궤(詭)란 임금을 속이는 것이고 수(隨)는 임금이 시키는 것은 무조건 따르는
것이다. 궤수(詭隨)는 오늘날로 치면 대통령실 신하들이다.
이런 사람들이 군주 측근을 차지하면 어떻게 되는지 각 장마다 풀어내고 있다.
각각 그릇된 대통령실 신하들이 어떤 사람들을 주로 천거하는지를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다.
첫째 불량스러운 사람, 잔혹한 이들을 막아야 한다고 말한다.
둘째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사람과 백성들을 못살게 구는 사람들을 단속해야
한다고 말한다.
셋째 망극(罔極)한 사람을 단속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때 망극이란 못된 짓을 함에 끝이 없는 사람을 가리킨다.
넷째 추려(醜厲)한 사람을 단속해야 한다고 말한다.
추려란 추악함이 극에 이른 사람을 가리킨다.
다섯째 견권(繾綣)하는 사람을 단속해야 한다고 말한다.
견권이란 군주에게 굳게 결탁한 자들이다.
얼마 전 실업급여를 ‘시럽급여’라고 말해 빈축을 산 여당 정책위의장은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사람이라 하겠다. 김건희 여사 리투아니아 명품 매장 방문과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가 내놓은 “호객행위에 들어간 것”이라는 변명은 궤(詭),
즉 임금을 속이고 국민을 속이는 궤인(詭人)의 전형이다.
이런 사람부터 쳐내면 권력 주위는 깨끗해질 것이고 몰래 불러다 칭찬을 하고
자리를 높여주면 견권하려는 자들이 늘어날 것이다.
이용 국민의힘 의원이 명품 매장 방문을 “문화 탐방의 일환”이라고 다시 억지를
쓰는 것을 보니 그 궤인은 질책은커녕 칭찬을 받은 것이 분명해 보인다.
백성들은 힘들다.
<조선일보 오피니언(이한우의 간신열전)중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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