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모음

애 인 / 춘원 이광수

highlake(孤雲) 2017. 5. 16. 09:20



애인/춘원이광수

님에게는 아까운 것 없이
무엇이나 바치고 싶은 이 마음
거기서 나는 보시(布施)를 배웠노라

임께 보이고자 애써 깨끗이

단장하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지계(持戒)를 배웠노라

임이 주시는 것이면 때림이나 꾸지람이나

기쁘게 받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인욕(忍辱)을 배웠노라

자나깨나 쉴 사이 없이
임을 그리워하고 임 곁으로만 도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정진(精進)을 배웠노라

천하에 하고 많은 사람 중에

오직 임만을 사모하는 이 마음
거기서 나는 선정(禪定)을 배웠노라

내가 임의 품에 안길 때에
기쁨도 슬픔도 임과 나의 존재도 잊을 때에
거기서 나는 지혜(智慧)를 배웠노라

인제 알았노라 임은 이 몸께

바라밀(波羅蜜)을 가르치려고
짐짓 애인의 몸을 나툰 부처님 이시라고

출처/가장 행복한 공부 카폐/햇빛엽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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