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옛말에 이르기를

highlake(孤雲) 2016. 12. 6. 10:31





발을 높이 걸고 창문에 기대어 청산녹수가 구름과 안개를 머금고
토하는 것을 보노라면 천지의 자재(自在)함을 알 수 있고,


대나무와 수풀 우거진 곳에 새끼 친 제비와 우는 산비둘기가
시절을 보내고 맞이하는 것을 보노라면 외물과 내가 모두 잊혀 짐을

알게 되리라.

이루어진 것은 반드시 무너지게 됨을 알면
이루려 하는 마음이 반드시 지나치게 굳지는 않을 것이고,

살아 있는 것은 반드시 죽는다는 사실을 알면
곧 삶을 보전하려는 길에 지나치게 애쓰지는 않게 되리라.



옛 고승이 이르기를

“대나무 그림자가 섬돌을 쓸어도 먼지가 일지 않고,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물에는 흔적이 없다.”고 했고,

옛 선비가 이르기를

“흐르는 물이 급하여도 그 언저리는 늘 조용하고,
꽃이 비록 자주 떨어져도 마음은 스스로 한가롭다.”고 하였으니,

사람이 언제나 이러한 뜻을 가지고서
사물을 대 한다면 몸과 마음이 어찌 자유롭지 않으리


숲 사이 솔바람 소리, 바윗돌 위 샘물 소리를
고요한 속에서 듣노라면 천지의 자연스러운 음악임을 알 수 있고,

초원의 안개 빛, 물속의 구름 그림자를 한가한 가운데 바라보노라면
천지의 제일가는 문장임을 알 수 있도다.


눈으로 서진의 가시밭을 보면서도 오히려 날카로운 칼날을 자랑하고,
몸은 북망산의 여우와 토끼 차지인데도 오히려 황금을 아낀다.


옛 말에 이르기를

“사나운 짐승은 쉽게 굴복시킬 수 있으되 사람의 마음은 항복받기가 어렵고,
산골짜기는 쉽게 메울 수 있으되 사람의 마음은 채우기가 어렵다.”고 하였으니

진실로 그러하도다.



                                  <옮겨 온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