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돌아가신 부모님이 보고 싶으면 사진을 꺼내 본다. 사진은 종이에 불과하다. 그 종이에 생전 부모의 얼굴이 있다 하더라도 살아있는 부모가 아니므로 의미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사진을 보는 순간은 부모와 만나는 시간이다. 그 만남은 마음에서의 만남이다. 부모와의 만남은 언제나 가능하다. 사람들이 그리워하는 부모는 부모의 몸이 아니다. ‘장자(莊子)’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공자가 일찍이 초나라에 사신으로 갈 때 목격한 일이다. 돼지새끼들이 죽어가는 어미돼지의 젖을 빨고 있었는데, 조금 있다가 그 새끼들이 순식간에 모두 그 어미를 버리고 달아났다. 그 까닭은 그 어미가 이미 죽었기 때문이다. 이를 본 공자는 말했다. “돼지새끼들이 그 어미를 사랑한 것은 그 몸을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