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道敎)에서는 인간의 몸속에 기생하며 인간의 생장(生長)과 건강을 해롭게 하는 벌레가 세 마리 있다고 한다. 이를 ‘삼시(三尸)’라고 하는데, 이들은 서식하는 부위의 병을 일으키고 숙주의 정신을 혼미하게 하여 나쁜 마음을 먹게 만든다. 상시는 두부(頭部)에 자리를 잡아 재물을 탐하게 하고, 중시는 몸통을 떠돌면서 식탐을 돋우며, 하시는 하체에 머물면서 색욕을 불러일으킨다. 삼시는 원전에 따라 삼시구충으로 부르기도 한다. 도교에서는 이들의 폐해를 막기 위해 경신(庚申) 날에 맑은 정신으로 밤을 새우는 ‘수(守)경신’이라는 의식(儀式)을 중요시한다. 이러한 기생충 악행설은 전근대 동아시아인들의 신념 체계에 자리 잡은 전통 속설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일본에서는 이러한 속설이 언어 습관으로 이어져서 마음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