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늙은이의 남은 시간

highlake(孤雲) 2024. 12. 24. 13:00

세월이 쏜 화살 같다더니 어느새 甲辰年(갑진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엊그제 같이 新年인사를 나눈 것 같은데 벌써 "새해 福(복) 많이 받으세요"

라고 덕담을 나누는 歲暮(세모)가 코앞인데 느닷없는 戒嚴(계엄)에 彈劾

(탄핵)이라는 混亂(혼란)스럽고 뒤숭숭한 政局(정국)으로 즐거운

聖誕節(성탄절)이건만 거리는 閑散(한산)하고 크리스마스 캐럴 소리도

잘 들리지 않는 것 같다.

그렇지만 늙은이가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우리 국민들은 지금까지 숱한

어려운 시기를 잘 極復(극복)해 왔기에 지금 같은 이 亂局(난국)도 슬기롭게

收拾(수습)이 되고 모든 것은 제자리로 돌아가고 安定(안정)이 되리라 믿는다.

어쨋거나 시간은 흐르고 같은 시간이라도 젊은이와 늙은이가 느끼는 歲月

(세월)의 시간은 사뭇 다르다.

젊은이는 한살을 더 먹지만 늙은이는 한해를 까 먹는다

그만큼의 남은 시간이 줄어든다는 말이다. 

늙은이의 시간은 가뭄에 줄어드는 논(畓)물과 같다.

 

헌 달력을 걷어 내고 새달력으로 걸며 세월의 虛無(허무)함을 느끼게 된다.

주변을 둘러보면 친하게 지내던 친구는 하나 둘 세상을 떠나고

몇 남지 않은 친구들만이라도 자주는 아니더라도 가끔씩이라도 만나 막걸리

한 잔에 시름도 풀고 추억도 되새기자 다짐을 한다.

 

그러나 인간은 어차피 혼자가 아닌가

혼자 덩그러니 누워 천장을 보면서 여러 想念(상념)에 잠긴다.

 

이제는 눈도 침침해서 글을 오래 읽을 수도 없고 귀도 어두워 제법 

소리로 눈을 맞추고 말해야 알아 들을 지경이니 사람다운 삶은 얼마 남지

않았는가 싶다.

 

그나마 살아있어서 독수리 타법으로나마 이렇게 두서없는 글을 써고 있다는

것으로 自慰(자위)하면서 내게 주어진 남은 시간 헛되지 않게 살다 때되면

조용히 가고싶다.

 

오늘도 내 주변의 모든 이웃이

幸福(행복)하기를

安寧(안녕)하기를

 

泰平(태평)하기를 빌어 본다

 

            - 甲辰年 (聖誕節) 歲暮 즈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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