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이 하는 말을 알지[知言] 못하면 사람을 알아볼[知人] 수가 없다.”
‘논어’ 대미를 장식하는 말이다.
이는 그 사람이 하는 말만으로 그 사람됨을 알아차려야 한다는 말이다.
많은 사람을 부려야 하는 지도자라면 명심하지 않을 수 없다.
‘맹자’에서 공손추가 “말을 안다[知言]는 게 무슨 뜻입니까”라고 묻자
맹자가 답했다.
“한쪽으로 쏠린 말[詖辭]을 들었을 때는
반대쪽에 숨기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차리고,
지나친 말[淫辭]을 들었을 때
그것이 어떤 함정에 빠져 있는지를 알아차리고,
그릇된 말[邪辭]을 들었을 때는
그것이 실상과 얼마나 괴리되어 있는지를 알아차리고,
둘러대며 회피하는 말[遁辭]을 들었을 때는
그것이 얼마나 (논리적으로) 궁한지를 알아차리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당대표와 껄끄러웠던 인물들을 ‘공천 학살’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표와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이 내놓는 해명을 보니
대개 이 네 가지 중 한두 가지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 없다.
임 위원장은 특히 얼마 전 ‘밀실 공천’이 있었음을 인정하기도 했다가
다시 밀실 공천은 없다고 했다. 이런 말도 했다.
“윤석열 검찰 정권 탄생에 기여한 사람이라고 했지
문재인 정권 사람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럴까 최근 카메라 앞에 선 그의 말을 듣고 있으니
공자가 ‘주역’을 총체적으로 풀이한 계사전(繫辭傳) 말미에 한 말이 떠올랐다.
스스로 마음속에 확신이 없는 사람의 말은 갈라지고[枝],
초조해하는 사람은 말이 많으며,
위선적인 사람은 그 말이 둥둥 떠다니고[游],
지켜야 할 절의를 잃은 사람은 그 말이 비굴하다.”
공천관리위원장은 누가 보아도 말을 잘 알아야 한다.
그런데 본인 말이 이런 정도라면 다른 사람이 하는 말을 알지는 못할 것이다.
<조선일보 어피니언(이한우의 간신열전)중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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