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모음

구절초꽃/김용택

highlake(孤雲) 2023. 10. 2. 11:00

 

하루해가 다 저문 강가로

산 그늘 따라서 걷다 보면은

해 저무는 물가에는 바람이 일고

물결들이 밀려오는 강기슭에는

구절초꽃 새하얀 구절초꽃이

물결보다 잔잔하게 피었습니다.

 

구절초꽃 피면은 가을 오고요

구절초꽃 지면은 가을 가는데

하루해가 다저문 저녁 강가에

산 너머 그 너머 검은 산 너머

서늘한 저녁달만 떠 오릅니다.

 

구절초꽃 새하얀 구절초꽃에

달빛만 하얗게 모여 듭니다

소쩍새만 울어 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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