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국화 1
- 나태주
1
울지 않는다면서
눈섭이 젖어
말로는 잊겠다면서 다시
생각이 나서
어찌하여 우리는
헤어지고 생각나는 사람들입니까
말로는 잊어버리마고
잊어버리 마고......등피 앞에서
2
살다보면 눈물 날일도
많고 많지만
밤마다 호롱불 밝혀
네 강심(江心)에 노를 젓는
나는 나룻배
아침이면
이슬길 풀섶길 돌고 돌아
후미진 곳
너 보고픈 마음에
하얀 꽃 송이 하날 피웠나부다
들국화 2
- 나태주
바람 부는 등성이에
혼자 올라서
두고 온 옛날은
생각 말자고
아주 아주 생각 말자고
갈 꽃 핀 등성이에
혼자 올라서
두고 온 옛날은
잊었노라고
아주 아주 잊었노라고
구름이 헤적이는
하늘을 보며
어느 사이
두 눈에 고이는 눈물
꽃잎에 젖는 이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