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모음

들국화

highlake(孤雲) 2023. 9. 30. 12:11

들국화 1

                   - 나태주

1

울지 않는다면서

눈섭이 젖어

 

말로는 잊겠다면서 다시

생각이 나서

 

어찌하여 우리는

헤어지고 생각나는 사람들입니까

 

말로는 잊어버리마고

잊어버리 마고......등피 앞에서

 

 

2

살다보면 눈물 날일도

많고 많지만

밤마다 호롱불 밝혀

 

네 강심(江心)에 노를 젓는

나는 나룻배

 

아침이면

이슬길 풀섶길 돌고 돌아

후미진 곳 

너 보고픈 마음에

하얀 꽃 송이 하날 피웠나부다

 

들국화 2

                - 나태주

 

바람 부는 등성이에

혼자 올라서

두고 온 옛날은

생각 말자고

아주 아주 생각 말자고

 

갈 꽃 핀 등성이에

혼자 올라서

두고 온 옛날은

잊었노라고

아주 아주 잊었노라고

 

구름이 헤적이는 

하늘을 보며

어느 사이

두 눈에 고이는 눈물

꽃잎에 젖는 이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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