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생일(生日)을 음력으로 하는 사람이 거의 없지만,
옛날에는 대부분 집안 행사(行事)는 음력(陰曆)을 기준(基準)으로 했기에
생일(生日)도 주로 음력(陰曆)으로 생일(生日)밥을 해 먹었다.
그런데 올해는 윤년(閏年)이라 음력(陰曆) 4월이 윤달이다.
예전에는 윤달에 태어난 아이들은 이름에도 정윤(禎閏), 윤자(閏子)
처럼 윤달 윤(閏)자가 들어가는 이름으로 짓기도 했다.
음력(陰曆) 윤달에 태어난 사람은 회갑년(回甲年 60세)에나 제대로 된
생일(生日)밥을 먹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처럼 자녀(子女)들 생일(生日)은 양력(陽曆)을 기준(基準)으로
하는 것은 바람직 하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옛부터 윤(閏)달은 공(空)달이라 해서 귀신(鬼神)도
눈을 감는다는 말이 있다.
윤달에 조상(祖上)님의 산소를 손보기도하고 이장(移葬)하기도 한다.
요즘은 대부분 자손(子孫)들이 객지(客地)에 나가 따로 살고, 바쁘기도 해서
집안행사(行事)에도 다같이 모이기가 쉽지 않다보니 조상(祖上)님 산소에
성묘(省墓)를 하거나 벌초(伐草)를 하는 것도 어려운 형편(形便)이다.
그래서 요즘 집안에 따라서는 따로 떨어져 있는 조상(祖上)님 묘를 이장(移葬)을
하여 한 곳에다 모시는 경우도 있다.
나는 불의(不意)의 사고(事故) 후유증(後遺症)으로 몸에 장애(障碍)가 있어
아들에게 의지(依支)해야만 겨우 산소 근처에 가서 그것도 먼 발치에서 보고
합장(合掌) 인사 하는 것으로 성묘(省墓)를 대신(代身)하는 형편(形便)이다.
그러다보니 산소에 벌초(伐草)를 하는 것은 엄두도 낼 수 없어 고향(故鄕)
먼 친척(親戚)동생에게 해마다 수고비(手苦費)를 주고 부탁을 하는 형편인데
그 친척(親戚)동생 조차도 이제 나이가 많아 힘들어 하는 것 같아 고민하다가
올 윤달에 조상님(祖上)님 산소를 이장(移葬)을 하고 묘를 없앴다.
해마다 벌초(伐草)를 한다, 명절(名節)에 엄청난 교통지옥(交通地獄)속에
성묘(省墓)를 간다 하는 부담(負擔)은 덜었는데, 귀신(鬼神)도 눈을 감는다는
윤달에 일을 했지만, 그래도 뭔가 약간은 죄(罪)지은 것 같기도 하고, 과연
이 일을 잘 했나 하는 느낌도 들고 하는 걸 보면 나는 어쩔 수 없는 범부(凡夫)
중생(衆生)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