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못할 수도 / 제인 케니언(류시화 옮김)
건강한 다리로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렇게 못할 수도 있었다.
시리얼과 달콤한 우유와 흠 없이 잘 익은 복숭아를 먹었다.
그렇게 못할 수도 있었다.
개를 데리고 언덕 위
자작나무 숲으로 갔다.
아침 내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오후에는 사랑하는 이와 함께 누웠다.
그렇게 못할 수도 있었다.
우리는 은촛대가 놓인 식탁에서
함께 저녁을 먹었다.
그렇게 못할 수도 있었다.
벽에 그림이 걸린 방에서
잠을 자고
오늘 같은 내일을 기약했다.
그러나 나는 안다,
어느 날인가는
그렇게 못하게 되리라는 걸.
'좋은 글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커피 한잔의 행복 (0) | 2019.11.30 |
---|---|
그래도라는 섬 (0) | 2019.11.21 |
세월는 쉬어가지 않는다 (0) | 2019.11.14 |
근심이 사라지는 긁 (0) | 2019.11.03 |
사람이 그리워지는 아침 (0) | 2019.1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