至人之處毁譽也,無論眞與假,皆不飽不渴,不癢不痛.
平人不能善處眞譽眞毁,況無宲之譽,無過之毁乎.
無宲之譽,何異乎夢中湌加,影上爪爬,無過之毁.
何異乎夢中漿乏,影上棒打,痴人惟幸湌加於夢,
愎人猶恨棒打其影.
지극한 사람은 헐뜯음과 가림에 대처할 때 사실과 거짓에 관계없이 모두
배불러 하지도 않고, 목말라하지도 않으며,가려워하지도 않고, 아파하지도
않는다.
보통 사람은 진짜로 하는 칭찬과 진짜로 하는 비방에도 잘 대처하지 못한다.
그러니 근거없이 해대는 칭찬이나 잘못이 없는데 퍼붓는 비방에 있어서 이겠는가?
사실이 아닌데 받는 칭찬은 꿈속에 밥을 더 먹는 것이나,그림자를 손톱으로 긁는
것과 다를게 없다.
잘못이 없는데 받는 비방은 꿈속에 목마른 것이나,그림자 위에 몽둥이로 맞는
것과 한가지다.
어리석은 사람은 다만 꿈속에서 밥을 더 먹는 것을 다행으로 여기고,강퍅한 인간은
그림자를 몽둥이로 때려도 유감으로 여긴다.
- 이덕무(李德懋.1741~1793)의 이목구심서(耳目口心書)중 한 단락 -
세상의 칭찬과 비방은 네 가지 중 하나다.
좋은 일을 해서 칭찬받는 경우와, 야단맞을 짓을 해서 비방을 부르는 경우가
처음 두 가지다.나머지 둘은 잘한 일 없이 얼떨결에 받는 칭찬과, 잘못한 것도
없는데 난데없이 쏟아지는 비난이다.
처음 둘은 당연한데, 나중 둘은 불편하다.
사람의 그릇은 나중 둘의 상황에 처했을 때 드러난다.
제가 받을 칭찬이 아니면 부그러워 사양해야 마땅한데 모르는 체 업혀간다.
비난받을 일을 하지 않았으면 떳떳해야 하건만 눈치를보며 주눅이 든다.
공연한 칭찬은 그림자 위를 손톱으로 긁기(影上爪爬)다.
가려운 발을 안 긁고 그림자를 긁으니 시원할 리가 없다.
근거 없는 비방은 그림자를 몽둥이로 때리기(影上棒打)다.
때리는 손만 아프지 나는 아무렇지도 않다.
못난 인간은 꿈속에 밥 한 그릇 더 먹었다고 배부르다 하고,
강퍅한 인간은 몽둥이가 제 그림자에 스치기만 해도 두고 보자 한다.
사실에 관계없이 칭찬에 우쭐대고 비난에 쩔쩔매다 제풀에 제가 넘어 간다.
훼예(毁譽)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않는 정신의 힘을 길러야겠다.
출처/조선일보 정민의 세설신어중에서 <옮겨 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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