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가 말한 예(禮)는 예법이나 에티켓이 아니라 일을 이치에 맞게 처리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예기(禮記)’라는 책에서 예란 치사(治事), 즉 일을 제대로 다스리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런 예를 예법이나 에티켓 정도로 축소시킨 사람은 주희이고, 그 악영향이 조선 중후기 300년을 지배했다. 공자는 일의 이치를 어기는 것을 ‘구차하다’고 했다. 그렇다면 중례(中禮), 즉 일의 이치에 적중한다는 말은 불구(不苟)가 된다. 불구란 구차하지 않다는 뜻이다. 구차함을 필자는 그래서 “해서는 안 되는 일은 어떻게든 하려 하고 반드시 해야 할 일은 어떻게든 하지 않으려 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공자는 일의 이치를 어기는 것을 ‘구차하다’고 했다. 그렇다면 중례(中禮), 즉 일의 이치에 적중한다는 말은 불구(不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