顯忠日

 

하늘마저 매마른 大地에 단비를 내려주는 오늘은 顯忠日이다.

해마다 顯忠日이면 일년에 겨우 한번이지만 民主公園 忠魂塔 벽에 있는

내 아버지 이름석자 앞에 고개숙여 默念으로 인사를 드렸었다.

그러나 이제는 늙고 病들어 마음만 參席하고 몸은 갈 수가 없다.

 

내가 겨우 다섯살일 때 625 韓國戰爭이 일어나  그 때 軍人이셨던

내 아버지는 어느 戰線 어느 高地에서 피흘려 쓰러지셨는지 모른채

이 만큼 나이 먹도록 내 아버지 遺骨도 찾지 못하고 마음속으로만 痛哭하고 지낸

歲月이 어언 70年이 흘러가 아비 잃은 그 少年은 이제 白髮老人이 되고 말았다.

 

아무리 歲月이 흘러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내 어머니의 그 痛哭을,

그러던 어머니 마져 저 세상으로 아버지 찾아 떠나신지 30년도 더 지났다.

내 어머니 그리도 그리던 아버지를 만나 못다 이룬 사랑하면서 잘 계시는지

 

오늘도 티브이로 중계되는 顯忠日 追念式을 보면서 

얼굴도 모르는 아버지이지만  默念으로

高貴한 피흘려 지켜주신 이 나라 이렇게 잘 사는 나라되었다고.....

아버지 덕분에 잘 살고 있다고 인사를 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