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모음

중년의 가슴에/ 동산 김일수

highlake(孤雲) 2017. 7. 27. 10:45

중년의 가슴에 / 東山 / 金一洙

 


바닷가 엎디운 바위에

출렁인 파도가 획 하나 그었다

 

단단한 근육질의 바람은

벼랑에 부딪히기 전까지는

눕혀지지 않는 패기가

바다를 춤추게 했다

 

때로는

흐느적거리는 달빛 속에

실밥 같은 흰 머리카락이

동아줄 같은 고집으로

바다 속에서 솟아나는

백구의 날갯짓 같았다

 

바람에 날리는

비뚤어진 넥타이가

바다를 바라보는

중년의 가슴에

고즈넉한 밤바다를 휘적이며

획 하나 그었다.

 

아름다운 피아노연주곡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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