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의 영상 / 金一洙
빗줄기 힘차게 내리면
먼 산 바라본다
무엇이 그리도 슬픈지
하늘이 고개 숙이고
눈물 흘리며
부르짖는다
너를 바람 속으로 보내던 날
까만 하늘에 푸석이던 달도 없이
하얀 가슴만 비어 가고
진한 인연으로 겹쳐지는
엇갈린 소용돌이는
하나로 이어진다
그 자욱들
걸리지 않는 덫에 걸려
흩어지고 모이는 영상들
수 없는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며
당당하게 쓰러져 가는 군상
해도 없고
달도 없는
아스라한 망각 속으로
생명의 불씨 하나 움켜쥐고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져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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