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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따라 다른 약 효과… 노년층, 감기약 먹어도 부작용 잘 생겨

highlake(孤雲) 2016. 11. 3. 12:50



65세 이상 주의해야 할 의약품
노화로 약 대사능력 떨어졌기 때문
고혈압약, 피로감·불면 유발하고
관절염약 병용 시 혈압 조절 안 돼

서울 중구에 사는 김모(75)씨는 최근 감기약을 사 먹은 뒤 소변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곤혹스러운 경험을 했다.

급히 병원에 간 김씨에게 응급실 의사는 "혹시 감기약을 먹은 게 아니냐"며 "감기약

부작용으로 방광 입구와

요도 근육이 수축돼 소변이 나오지 않는 급성 요폐(尿閉) 때문에 병원을 찾는 노년층이

꽤 있다"고 말했다.

임산부나 어린이는 약 복용에 주의를 기울이지만, 노년층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65세 이상이라면 임산부나 어린이 못지 않게 약 복용을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성인에 비해 복용하는 약의 개수도 많고, 노화로 신체의 기능이 저하되면 약효나 부작

용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65세 이상, 대사능력 성인과 달라



노년층은 노화로 인해 약의 효과나 부작용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또한 복용하는

약의 개수가 많아 약 성분이 충돌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김지아 헬스조선 기자


65세 이상 주의해야 할 의약품

65세 이상이라면 복용약의 효과나 부작용이 성인과 다를 수 있다. 노년층은 성인보다

위장관이 활발하게 움직이지 않는데, 이때 약이 위에 오래 머물면서 흡수되는 약물

농도가 변할 수 있다. 노년층은 성인에 비해 신체 내 수분량이 적고, 체내 지방은 많다.

때문에 약이 흡수돼서 온몸에 퍼지는 정도가 성인과 달라, 약의 효과가 달라지기도 한다.

또한 노년층은 노화로 간(肝) 크기나 혈류량이 줄어들기도 하는데 이렇게 되면 약의

대사능력이 감소하면서 약효가 달라진다. 콩팥 배설 기능도 성인에 비해 저하된 상태다.

이로 인해 약물 배설이 잘 안되면서 몸 안에 약이 오랫동안 머물고, 부작용이 잘 나타난다.

한양대병원 김상헌 지역의약품안전센터장(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은 "노년층은

고혈압·당뇨병 등 여러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복용하는 약의 개수가

많아 약끼리 충돌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실제로 만성질환이 있는

65세 이상인 사람은 하루에 먹는 약이 평균 7.2개라는 조사도 있다(대한노인병학회).



◇감기약·고혈압약 특히 조심

65세 이상 주의해야 할 의약품
몇몇 약은 성인이 복용했을 때는 괜찮지만, 노년층이 복용하면 부작용이 더 잘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약을 먹었을 때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면 곧바로 의사·약사와 상의해야 한다.

전국 대학병원 등에 위치한 지역의약품안전센터에 전화 상담도 가능하다.

중앙약국 이준 약사(헬스조선 약사자문위원)는 "노년층이 약물 부작용을 많이 호소하고,

병원이나 약국에서 많이 쓰이는 대표적인 약물이 감기약과 같은 1세대 항히스타민제,

일부 고혈얍약, 항우울제"라고 말했다.

▷감기약=콧물 감기약으로 잘 쓰이는 1세대 항히스타민제는 노년층이 복용하면 입마름·

변비·요도 막힘(요폐)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부교감 신경이 둔해지는 부작용이 노년층

에게 특히 강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부교감 신경은 혈압을 내리고 대소변과 관계된 근육을

조절하며, 침과 같은 소화액을 분비시키는 역할을 한다. 성분으로 클로르페니라민, 하이드록

시진, 디펜히드라민 등이 있다.'먹으면 졸릴 수 있다'는 감기약은 보통 1세대 항히스타민제다.

김상헌 교수는 "약물 부작용으로 우리 병원을 찾은 65세 이상 환자 중, 1세대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고 오는 사람이 제일 많았다"고 말했다.

▷고혈압약=고혈압약으로 쓰이는 메틸도파, 프로프라놀롤 성분은 노년층이 먹었을 때 피로감·

불면 등 중추신경계 부작용이 나타날수 있다.

▷항우울제=항우울제로 쓰이는 아미트리프틸린 성분은 감기약과 동일하게 변비·요도 막힘 ]

등의 부작용이 노년층에게 잘 나타난다. 항우울제와 수면제로 쓰이는 디아제팜 성분은 노년층

에게 약효가 길게 나타난다. 이렇게 되면 졸음이나 균형 이상으로 낙상·골절 위험이 커진다.

◇함께 먹으면 안 되는 약도 있어
노년층은 만성질환 등으로 병원에서 따로 처방해준 약을 먹으면서, 관절염과 같이 가벼운

질환을 치료하려 약국에서 일반의약품을 사 먹는 일이 흔하다.

그러나 이때, 같이 복용하면 안 되는 약도 있다.

▷고혈압약+진통소염제=고혈압은 65세 이상의 53.2%가 앓고 있을 정도로 노년층에게서

흔하다(한국보건사회연구원). 고혈압약을 먹는 노년층은 관절염약 복용을 피해야 한다.

혈관 수축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는 관절염약(피록시캄, 나프록센, 브렉신 등 진통소염제)을

먹으면, 고혈압약을 먹고 있어도 약효가 없어 혈압이 떨어지지 않는다.

▷뇌졸중약+무좀약=나이가 많을수록 잘 걸리는 질환 중 하나가 뇌졸중이다.

뇌졸중 치료를 받은 노년층은 보통 '와파린'이라는 약을 장기적으로 먹는다.

뇌졸중은 뇌에 있는 혈관이 막혀 생기는데, 와파린이 혈액을 묽게 해 혈관이 다시 막히는걸

방지해주는 효과가 있다. 이때는 먹는 무좀약(항진균제)을 사 먹으면 안 된다.

항진균제가 와파린 성분이 몸에서 빠져나가는 걸 방해해, 혈액이 지나치게 묽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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