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포도(靑葡萄)
- 이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 단 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無情歲月若流波라 했던가요?
모든 제철 과일이 익어가는 계절이면서 특히 청포도가 익어간다는 7월,
이육사의 시 <창포도>를 올리면서 함께 읽어 읊어봅니다.
청포도가 익어가는 7월, 우리 어릴적 시골의 토담길 너머에서 청포도가 포동포동
알알이 익어가는 모습들이 눈에 선합니다.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로 시작되는 이육사의 시 <청포도
(靑葡 萄)>는 1939년 8월호 문장(文章)지에 <광야><절정> 등과 함께 발표한
그의 대표작입니다.
총 6연으로 , 나라를 잃고 먼 이역에서 고국을 그리는 안타까움과 향수,
그리고 암울한 민족의 현실을 극복하고 밝은 내일을 기다리는 마음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이 시는 청포도라는 한 사물을 통해서 느끼는 작자의 고국을 향한 끝없는
향수와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올 대상에 대한 염원을 주제로 하였습니다.
이육사 선생의 본명은 원록이다. 그러나 이육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1927년 여름 조선은행 대구지점 폭파사건에 연루돼 대구형무소에서 1년7개월간
옥고를 치렀다. 그 때의 수인번호 이육사(二六四)를 따서 호를 육사(陸史)로 지었다.
이육사 시인은 고향이 안동시 도산면 원천리이시다.
고향마을 뒷산에는 이육사의 무덤이 있고, 무덤을 올라가는 입구 도로변을 끼고
이육사문학관이 위치하고 있다.
이육사문학관은 육사 선생이 탄생(1904)한 지 100년 되는 해를 기념하기위해
2004년에 개관하였다.
이육사문학관은 도산서원,퇴계종택에 인접하나 워낙 한갓진 곳이라 일부러 찾지
않으면 접근할 수 없는 곳이기도하다.
이곳에 들어서면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였던 이육사 선생의 생애와 문학세계를
만날 수 있다. 일일평균 50여명꼴로 방문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