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스크랩

성인·우인·군자·소인

highlake(孤雲) 2022. 4. 28. 12:51

 

중국의 대표적인 편년체 역사서 ‘자치통감(資治通鑑)’을 쓴 송나라 정치가이자

대학자 사마광(司馬光)은 책 서두에서 사람을 네 가지로 나눠 풀이하고 있다.

이는 고스란히 그가 역사 속 인물들을 평가하는 일관된 잣대였다는 점에서 오늘

날에도 상당한 유효성을 갖는다.

다움[德]과 재주[才]의 유무(有無)를 들어 네 가지 유형을 추출해냈다.

먼저 그는 다움과 재주를 이렇게 풀이한다.

 

“무릇 귀 밝고 일을 잘 살피며 강하고 강건함[聰察彊毅]을 일러 재주라 하고,

바르고 곧으며 도리에 적중해 조화를 이루어냄[正直中和]을 일러 다움이라고 한다.

재주란 다움의 밑천이요, 다움은 재주의 통솔자다.”

그래서 재주는 다움을 통해 벼려질 때라야 세상을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다.

그렇지 못하면 재승박덕(才勝薄德)하여 세상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받게 된다.

이어 그는 다음과 같이 네 가지를 제시한다.

 

“재주와 다움을 함께 갖춘 이를 일러 빼어난 이라 하고 재주와 다움이 모두 없는

사람을 어리석은 이라 하며 다움이 재주를 뛰어넘는 사람을 군자라 하고 재주가

다움을 뛰어넘는 사람을 소인이라 한다[才德兼全謂之聖人 才德兼亡謂之愚人

德勝才謂之君子 才勝德謂之小人].”

 

그의 인물론의 독특함은 어리석은 이보다 소인을 더 경계한 점이다.

“군자란 재주를 가지고 좋은 일을 하고, 소인은 재주를 가지고 나쁜 일을 한다.

재주를 가지고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은 좋은 일이 이르지 않는 곳이 없고,

재주를 가지고 나쁜 일을 하는 사람은 나쁜 일이 이르지 않는 곳이 없다.

어리석은 이는 설사 나쁜 일을 하려 해도 그 지혜가 두루 살필 수가 없고 힘도

감당할 수가 없다.”

최근 한 회견을 보면 소인과 어리석은 이 사이 어디쯤에 머물렀던 대통령이

곧 물러난다.

다음 대통령은 어디쯤에 있는 사람일까? 아직은 모르겠다.

 

           조선일보 오피니언(이한우의 간신열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