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默賓對處 (묵빈대처)

highlake(孤雲) 2019. 4. 22. 11:02


잡아함 조마경에 '사람을 다루는 방법'이 나옵니다.

부처님이 라자가하의 죽림정사에 계실때의 일이다.

어느 날 말(馬)을 잘 길들이는 촌장이 찾아왔다.


부처님이 그 촌장과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물었다.

"말을 길들이는 기술에는 몇 가지 방법이 있는가?"




"세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는 부드럽게 다루는 것이요,

둘째는 엄하게 다루는 것이요,

셋째는 부드러움과 엄격함을 섞어서 다루는 것입니다.

그래도 안되면 죽여 버립니다."

이번에는 촌장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은 조어장부(調御丈夫)이시니,

제자들을 잘 다루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부처님은 몇 가지 방법으로 제자들을 길들이시는지요?"

"나도 세가지 방법으로 다룬다.

어떤 때는 부드럽게 하고,

어떤 때는 엄격하게 하고,

어떤 때는 엄격하면서도 부드럽게 다룬다."

"세가지 방법으로도 길들여지지 않으면 어떻게 합니까."
"나도 또한 죽여 버린다."

"부처님은 살생이 나쁜 일이라고 말씀하시면서 어찌 길들여지지 않는

제자들을 죽인다고 말씀하시는지요?"

"네 말대로 살생은 나쁜 것이다.

그러나 촌장이여!

내가 세가지 방법으로 길을 들이는데도 그가 말을 듣지 않으면

나는 그와 더불어 말하지 않고 가르치거나 훈계하지 않는다.

이것이 그를 죽이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

말이 통하지 않는 이와 시시비비를 논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도 없습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선

'그와 더불어 말하지 않고 가르치거나 훈계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이를 '묵빈대처(默賓對處)'라고 합니다.

묵빈대처는 죄를 지은 사람에게 일절 대응하지 않음으로써

스스로 뉘우치게 하는 깊은 뜻이 숨어 있습니다.


                                     <옮겨 온 글>


출처/가장 행복한 공부/茂朱鄕爐山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