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正月 대보름

highlake(孤雲) 2018. 3. 2. 12:07


正月 대보름



옛날에는 설날 보다 정월 대보름을 더 크게 생각하고 챙겼던 것 같다.
내가 어릴적에 어머니께서 설은 밖에서 쇠더라도 보름은 집에 서 먹어야
된다는 말을 들었던 것 같다.
일년중 제일 먼저 맞는 보름이고 또 달도 제일 크고 밝게 느꼈던가보다.
내가 어릴 적에는 보름날이면 각성받이 세 집에서 보름 밥을 얻어서
헛간 같은데서 먹으면 일년을 병치례없이 잘 지낸다 하여 할머니께서
누구누구집에 가서 밥을 얻어 오라고 하시면 (아마 사전에 약속을 하셨던지)
웃으며 밥 한 주걱을 주시고 셋집에서얻은 밥을 집에 와서 디딜 방앗간에서
혼자 먹었던 기억이 난다.
물론 우리집에도 다른 아이들이 오면 그렇게 밥을 주었었다.



그리고 아침부터 동네 젊은 청년들은 산에가서 대나무랑 소나무 가지랑
잘라와서 마을 어귀에다 나무를 서로 기대어 새끼줄로 묶고 대나무와
솔가지를 걸치고 짚으로 둘러싸서 달집을 짓고 아이들이 가지고 놀던
鳶(연)에 이름을 쓰고 소원을 적어 매달아 놓고 달이 뜰무렵에 불을 질러

달집을 태웠다.


연기가 많이 나야 좋은 건지는 알 수 없었지만 생솔가지 를 태우니 연기도
많이 나고 대나무가 타면서 폭죽처럼 펑 하는 소리가 나기도 했었다.
무슨 이유로 그렇게 했던지는 잘 모르겠지만, 달집에 연기를 일부러
나게 했던것은 지금 생각해보니 혹시 겨우내 가물어 기우제를 지내는
효과를 내기 위함이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어지간히 타고나면 다리미에 콩을 담아 볶아 먹었던 기억도 나고,
타다 남은 나무토막을 집으로 끌고와서 헛간에 걸어두었던 기억도 난다.

또 아이들은 깡통에 타고 남은 숯을 담아 쥐불놀이로 밤이 깊은 줄도 모르고

흔들며 뛰 놀았던 기억이며 이 모든 추억들이 아스라히 떠오르는 ........


오늘이 바로
그 正月 대 보름이다.


그뿐 아니고 그 때는 설날부터 보름날 까지 꽹가리에 북과 장구, 징을
치면서 집집마다 다니며 地神 밟기와 安宅을 위한 풍물놀이를 하면
집주인은 술과 떡을 내놓고, 쌀이나 돈을 내고 이것을 모았다가 마을
행사등에 기금으로 사용했던것 같다.



요즘도 각 구청이나 지방자치에서 달집 태우기 등 행사를 하고 있는 것을 보는데.
이런 오랜 전통과 아름다운 풍습을 계속 이어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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