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한 것을 거짓으로 생각하고
거짓인 것을 진실로 생각하면
이것은 끝내 그릇된 소견이라
마침네 참 이익을 얻지 못한다.
- 법구경 -
당나라 때 단하천연(丹霞天然)이란 선승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 그는 낙동으로 가는 도중 혜림사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습니다. 겨울이라 날이 무척 추운데도 불구하고 방은 불기 하나없는
냉방이었습니다. 스님은 객실 밖으로 나와 아궁이에 불을 지필 나무를
찾았으나 보이지 않았습니다. 법당으로 들어가 보았더니 마침 부처님이
목불로 모셔져 있었습니다. 그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목불을 밖으로
꺼낸 후 도끼로 쪼개어 아궁이에 불을 지폈습니다.
새벽이 되어 원주가 예불을 모시러 나왔다가 이 광경을 보고 기절 초풍을
하며 외쳤습니다.
"이 미친중아! 어찌하여 부처님을 불 쏘시개로 했는가?”
단하스님은 막대기로 재를 뒤적이며 천연스럽게 말하길 '석가 여래는 화장을
해서 많은 사리가 나왔다고 하니 나도 이 부처님을 화장해 사리를 얻어 볼까
하네' 라고 하였습니다.
원주는 어이가 없어
'옛끼, 이 사람아, 목불에서 무슨 사리가 나온단 말인가?' 라고 말하자,
스님이 말하길 '사리가 안 나온다면 그것이 나무 토막이지 무슨 부처이겠소?'
라고 하였습니다. 원주는 할 말을 잊었습니다.
평전엔 단하스님의 기행을 극찬합니다.
하지만 '만약 어리석은 중생들이 그와 같은 소행을 하면 무간지옥을 면치
못할것이다' 라고 경계합니다.
인생을 살아가며 삶의 골수를 깨치지 못하고 겉모양에만 속아 '호랑이를
보고 토끼를 그리는 눈뜬 장님'노릇을 하며 살고 있지는 않은지요?
진묵대사는 노래합니다.
"선계의 하루를 즐기고 오니 홀연 100세가 지나가 버렸는데,
또 다시 봄 오고 꽃 피니 이 곳도 바로 선계라. 사람들이 어찌 이기고 짐에 울고
웃으며, 나무꾼의 손에는 썩은 도끼자루 홀로 길 찾아 헤매고 있는가?"
<옮겨 온 글>
출처/가장 행복한 공부 카폐/茂朱鄕爐山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