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모음

좀 쉬세요/백창우

highlake(孤雲) 2017. 8. 31. 14:13



쉬고 싶은 만큼 쉬다 가세요
사는 게 힘 들지요.
뭐 좀 해보렬려고 해도 잘 되질 않고
자꾸 마음만 상하지요.


모두 일 다 미뤄두고 여기 와서 좀 쉬세요.
읽고 싶던 책도 맘껏 읽고
듣고 싶던 음악도 맘껏 듣고
어둑해지면 나랑 같이 술이나 한잔 해요

시계도 없고, 달력도 없고
전화도 없고, 텔레비젼도 없고
여긴 없는게 많아서
그런대로 지낼 만 할 거예요


아무 때나 자고 싶을 때 자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는 것 하나만 해도
쉬는 값은 하지 않겠어요


좀 쉬세요,그러다 고장나요
한두 해 살다 그만둘 게 아니라면
이따금 세상에서 한발짝 물러나
숨을 좀 돌릴 필요가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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