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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하불절조(燈下不截爪)

highlake(孤雲) 2025. 1. 7. 12:39

 

등하불절조(燈下不截爪)

등불 아래서 손톱을 깍지 않는다 (白隱禪師)

 

"등불 아래서 손톱을 깍지 말라"는 말은 지금은 사라진

말이 되었으나 우리가 어렸을 때에는 부모로부터

자주 들었던 가르침입니다.

 

이 말을 미신으로 돌려버리는 것은 간단하지만,

사물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유연한 마음이 생기면 언뜻 보아

무의미하게 생각되는 말속에 진주가 묻혀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됩니다.

 

옛날처럼 어두운 등불 아래서 손톱을 깎으면 손가락을 벨 우려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했을 것입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이런 서민의 말을 선자가 선(禪)을 하는 마음을

전하기 위해 인용하는 데에는 깊은 의도가 있습니다.

 

여기서는 상식적인 설명에 그치려고 합니다.

어두운 등불 아래서 손톱을 깎는 것은  자기 가위로 자기에게 상처를 내는

어리석은 행위를 하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 주위에는 어설픈 지식 때문에 자기 자신을 해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은 조명이 어둡기 때문입니다.

조명이란 지혜(知慧)입니다. 그것은 지식이 아닙니다.

 

자기 속에서 밝게 빛나는 빛을 깨닫게 되면

자기 자신은 물론이고 다른 사람도 비출 수 있습니다.

상처를 입기는커녕 자기와 남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등불 아래서 손톱을 깍지 말라에서 출발하여 손톱을 깎아도 상하지 않고 

자기와 남을 비추는 부처님의 지혜를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선자는 지식을 관념적으로 배우는 것을 흙으로 떡을 만들어 

소꿉장난을 하는 어린이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지혜와 지식은 다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부처님의 지혜이며,

관념적이고 상대적인 지식은부처님의 지혜를 깨치는 데 방해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