漢詩 모음

내 죽거든

highlake(孤雲) 2023. 6. 3. 12:32

 

‘내 죽거든

이웃들에게 친구들에게 알리지 말길,

관이니 상여니 만들지 말길,

그저 입은 옷 그대로 둘 둘 말아서

타오르는 불더미 속에 던져 버릴 것,

한 줌 재도 챙기지 말고 버려 버릴 것,

 

내 죽거든

49재다 100재다 제발 없기를,

쓰잘 데 없는 일로 힘겨워 말길,

제삿날이니 생일이니 잊어버릴 것,

죽은 자를 위한 그 무엇도 챙기지 말 것,

죽은 자의 사진 한 장도 걸어두지 말 것,

 

내죽어

따스한 봄바람으로 돌아오리니

피고 지는 들꽃무리 속에 돌아오리니

아침에는 햇살처럼 저녁에는 달빛처럼

더러는 눈송이 되어 더러는 빗방울 되어.’

         

             - 향봉스님(익산 사자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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