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에이지즘(Ageism)

highlake(孤雲) 2023. 3. 15. 17:22

에이지즘(Ageism 노인차별)이라는 말이 있다.

늙은 사람을 더럽고 둔하고 어리석게 느껴 혐오하는 현상을 말한다.

가페나 음식점에 가서 보면 노골적으로 싫어하는 표정을 짓는 주위

사람들을 볼 때가 있다.

 

나는 젊어 봤다.

그리고 세월의 강이 흘러 늙음의 산 언저리에 와 있다.

나는 노인을 혐오하는 일부 젊은 이들의 단순하고 짧은 생각을 알 수있을 것 같다.

아마도 그들은 젊음이 영원할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늙어가는 법>이라는 책을 쓴 한 여성 노인의 글에

늙어서는 젊은 사람이 불손하다고 화를 내거나 항의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당연히 굼뜨고, 둔하고, 추해진 늙음을 받아 들여야지 항의하는 것 자체가 

그 자신이 모자라는 걸 증명하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젊은 사람이 불쾌한 태도를 취하거나 말을 하더라도 그것은 그사람의 모자라는

인격이기 때문이니 구태어 말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연전에 내가 지하철 역에 있는 편의점 앞에서 아내를 기다리고 있을 때의 일인데 

뭔가 달콤한 주전부리 할 것을 보다가 초코렛 하나를 살까하고 들여다 보고 있는데 

주인으로 보이는 젊은 이가 문을 열고 나오길래 "저 초코렛 하나주세요. 얼마죠? "

했더니 그양반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게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나는 휠체어를 밀며 가게안으로 문을 열고 들어갈 수가 없어 엉거주춤 서있었더니

그 주인 왈 물건을 들고 카운터로 와서 계산을 해야 된다고 아주 퉁명스럽게 말하기에

나도 순간 기분이 나빠 그냥 큰소리로 한마디하고 안 산다하고 돌아섰더니

 

그 주인이 내 행색을 보니 구걸이라도 하러 다니는 늙은 장애인으로 생각하는 모양 같았다.

그러자 아내가 보이길래 그냥 집으로 돌아오고 말았지만 참으로 기분이 상하고 씁쓸한

하루가 되고 말았던 기억이 있다.

 

요즘은 식당이나 카페에서 음식이나 차를 주문할 때 늙은이 티가 나는 경우를 보게 된다.

화면을 보고 더덤거리고 있으려니 뒤에 줄 서있는 젊은이들 눈치보여 그냥 카운터에서

아나로그 주문을 하고 말았던 일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뿐만 아니라 은행업무에서도 차별을 당하고 있는 노인들을 보면 남의 일이 아니다.

지점통폐합으로 집 근처에 있던 지점이 다른 동으로 옮겨가고 없으니 찾이다니야 하는

번거로움은 늙은이들만의 몫이되고 말았다.

젊은이들이야 핸드폰에 손가락으로 업무를 보지만 늙은이들은 이 또한 서툴어 자칫

실수를 하게 되면 낭패 아닌가

이래 저래 늙은이가 살아가기는 서러운 세태가 되어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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