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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의 생생지락

highlake(孤雲) 2022. 10. 17. 14:52

생생지락(生生之樂) : 생업에 종사하며 삶을 즐기다.

 

 

"시골 마을에서 근심하고 탄식하는 소리가 영구히 끊어지도록 하여 살아가는

즐거움(生生之樂)을 이루도록 할 것이다.”

세종임금의 통치 철학인 생생지락(生生之樂)을 이른 말이다.

이 말은 본래 서경(書經)에 나오는 말로, 중국 고대왕조인 상(商=은,殷)나라

군주 반경(盤庚)이 “너희 만민(萬民)들로 하여금 생업에 종사하며 즐겁게 살아가게

만들지 않으면, 내가 죽어서 꾸짖음을 들을 것이다.”라고 말 한데서 유래했다.

 

“내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느끼면, 그것을 통하여 즐거움이 저절로 들어온다.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이 하찮고 보잘 것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일하고 있지는 않는지?

수많은 꽃들도 모두 장미가 되기 위해서 피지 않는다.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세상이 아름답다.

다만 나는 내 입장에서만 세상을 보지만 세상의 입장에서 보면, 지금의 내 위치는

너무 아름다운 모습으로 비치고 있다” <서경>

 

‘생생지락(生生之樂)’은 세종대왕이 재위하는 동안 이어져 온 통치이념으로,

‘백성은 나라의 근본이니, 근본이 튼튼해야만 나라가 평안하게 된다.’ 라고 했고,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 극진했던 만큼 ‘생생지락’을 가장 많이 언급했었다는 것은,

조선왕조실록에 나타나 있다.

 

세종은 “위에 있는 사람이 성심을 다해, 앞장서서 이끌어가고 솔선수범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백성들로 하여금 부지런히 일에 전념하면서 그 생업을 즐거워 할 수 있겠는가?”라고

구체적으로 말했다. 이는 곧 “임금은 포용과 아량으로 비록 꼴 베는 사람의 말이라도 반드시

들어보아 옳으면 채택하고 틀려도 처벌하지 않음으로써 아래 사정을 알고 자신의 총명을

넓혀야 한다.”

세종의 이 말씀에는 백성으로 하여금 살아가는 즐거움을 누리도록 하려는 배려가 보인다.

 

세종의 위대함은 법치보다는 덕정(德政),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승리만 노리는 패도(覇道)

보다는 포용력을 바탕으로 한 왕도(王道)의 정치를 추구한 통치 철학이라 하겠다.

목적이 선(善)해야 과정도 즐겁다. 세종은 정치의 목적을 백성들의 생생지락에 두고 있다.

 

한글을 창제한 목적 또한 백성들의 생생지락 때문이다. 이는 지배 계급의 우민정책으로 신분

제도가 고착화된 조선조의 사회적 정서에 반할 뿐 아니라 당시의 명나라와의 관계로 보아

조선이 문자를 독자적으로 만든다는 것은 명나라의 권위에 도전하는 매우 위험한 외교적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종이 한글을 창제한 것은 백성들의 생생지락

(生生之樂)을 위한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세종 정책의 최우선에는 항상 노비, 노인, 여성, 아이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이었다.

 

세종대왕은 백성의 삶의 질 향상은 임금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의무였다.

한마디로 나라가 평화롭고 직장이 안정되어 있으며 가족이 우애롭다면,

누군가 나라를 혼란스럽게 만들려 해도 꿈쩍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세종의 생각이었다.

즉,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즐거움이란 뜻으로, 국민들이 생업을 즐기며 그 즐거움을 느끼며

사는 행복한 세상이라는 의미이다.

 

『엄격한 신분제도의 조선시대에 하층 노비들에게 산후 5달의 출산휴가를 주고,

장애가 있는 백성들을 위해 ‘명통시(明通寺)’라는 기관을 통해 돌보게 했다.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남겨진 최대의 유산인 백성을 사랑한 애민의 절정인 한글창제가 있다.

이는 모두 나라의 근본인 백성이 ‘생업에 종사하며 삶을 즐기다.’라는 뜻이 담긴

‘생생지락(生生之樂)’은 스물일곱 젊은 왕의 포부였으며, 1418년부터 1450년까지 재위 32년

동안 세종이 꿈꿔온 목표로 생명존중과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공공선(公共善),

이것은 세종시대의 핵심이 됐다.

 

출처 : 강진 우리 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