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모음

지나간다/천양희

highlake(孤雲) 2019. 10. 8. 09:34

 

  
지나간다 - 천양희
바람이 분다
살아봐야겠다고 벼르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세상은 그래도 살 가치가 있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지나간 것은 그리워진다고 믿었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사랑은 그래도 할 가치가 있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절망은 희망으로 이긴다고 믿었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슬픔은 그래도 힘이 된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가치 있는 것만이 무게가 있다고 믿었던 날들이 다 지나간다
사소한 것들이 그래도 세상을 바꾼다고
소리치며 바람이 지나간다
바람소리 더 잘 들으려고 눈을 감는다
'이로써 내 일생은 좋았다'고 
말할 수 없어 눈을 감는다
 

 



맑은 지조와 텅 빈 마음


서리 내린 소나무와 같은 맑은 지조와

물에 비친 달과 같은 텅 빈 마음.


霜松潔操  水月虛襟

상송결조  수월허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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