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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마음의 고향《心鄕》은 지금 어디입니까...?

highlake(孤雲) 2016. 3. 29. 17:57



마음의 고향《心鄕》은 지금 어디입니까...?


요즈음에  와서는 보기 어려워졌지만 우리때만해도

총각들이 장가 한 번 가려면 신부될사람 집에가서

면접시험을 보는 것이 그나마의 통과의례(通過儀禮)였다.

 

 

이를테면 구술문답(口述問答)인데,

우문(愚問)에 현답(賢答) 또는

현문(賢問)에 우답(愚答)이 나오는 재미가 제법 쏠쏠했다.

재치문답 형식으로 신랑될 사람의

사람됨됨이를 알아보고자 했던 그런 풍속은

그나마 현대를 내세운 지금에는 구경하기 어려운 꺼리가 되고 말았다.

 

 

그 자리에서는 신랑의 기지(機智)를 알아보려

이따금씩 황당한 질문도 하게되는데

그때 많이쓰던 《흰소리의 질문》중에 한가지 ㅡ

 

 

" 자네 춘부장의 연세는 얼마인고...?"

"예, 올해 예순 다섯입니다."

"그러면 엄마는....?"

"예, 예순 둘입니다."

"뭣이라..? 엄마가 예순 두명이라고...?"

그 자리에서 나오게 되는 필수적인 질문중의 한가지.

 

 

"자네, 본관은 어디인고...?"

"자네, 관향은 어디인고...?"

"자네, 고향은 어디인고...?"

어떤 물에서 놀았느냐를 묻는 질문이다.

시험공부를 하지않고 간 사람들이 주로 이 장면에서 곤욕을 치른다.

 

 

위의 질문의 종류에서 보듯

본관과, 관향과, 고향은 각각 다른 뜻을 가지고 있는 말들이다.


 

 



이제 본관(本貫)과 관향(貫鄕)과 고향(故鄕)에 대해 알아보자.

 

 

☞ 본관은 시조 할아버지가 성씨(姓氏)를 가지고

자손을 퍼뜨리게한 이를테면 창업지(創業地)를 말한다.

"김해김씨"이면 김해가 그들의 본관이다.

최초의 원산지 표시로서 지금도 家門間의 편지를 주고 받을때는

모관후인(某貫後人)이라며 반드시 본관을 밝힌다.

(예 : 김해김씨의 경우. "金海後人"이라고 쓴다)

 

 

☞ 관향은 윗대 조상들이 한 곳에서

누대에 걸쳐 살아 내려온 동네를 말한다.

 

 

ㅡ 농사짓는 것 보다 월급쟁이 벌이가 낫다하여 떠난 고향동네

ㅡ 7대조 할아버지가 그 동네로 이사온 이래 200년 세월

 

 

내가 그곳에서 태어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큰집도, 당숙네도 있고, 선산(先山)도 있으며

시제(時祭)도 거기서 뫼신다.

관향은 어쩌면 본관보다 더한 살아온 내력으로서의 고향이다.

이 시대의 부모들은 먹고 살기 위해 비록 고향을 떠나서 살지만

자식들이 아버지의 고향을

낯선 곳으로 여기는데는, 떠나 사는 부모들의 가슴이 모두 무겁다.

 

 

☞ 그 다음으로서 고향.... !

 

 

듣기만해도 가슴설레는 이 말은

아련한 추억으로서 차라리 ' 마음' 이다.

술래잡기,잣치기,연날리기,썰매타기,

수박서리, 메뚜기잡기, 초가지붕 끝의 고드름 따먹기.

 

 

태어나 처음으로 만나 본 자연 .....그 질박한 맑음.

최소한의 사람의 도리를 가지게 만들어준 도덕.

꾸미지 않은 천연색.

수구초심(首邱初心)... !

 

 

여우도 죽을때는 제 태어난 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죽는다던가 ?

죽는날까지 그리워 못내 잊지 못할 고향 ㅡ 제 태어난 곳.

 

 

그 화두를 지니고있는 사람.

그에게서는 언제나 사람 냄새가 날 것이다.

 

 


사랑하는 여러분 ... !

 마음의 고향《心鄕》은 지금 어디입니까...?




 산 속의 집 - 박인희 ..♬



출처 : 부산공업고등학교 제 39회 동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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