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셔온 글 모음

구리 반지

highlake(孤雲) 2025. 3. 31. 12:50

두 형제가 살고 있었는데,

사업을 크게 하던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형제는 부모님의 유산을 사이좋게 절반씩 나누기로 하고

땅도 절반씩 나누고, 돈도 절반씩 나누었다.

 

그런데 유품을 정리하다보니 장롱 깊숙한 곳에서 주머니가 하나 나왔는데

그 주머니 속에는 반지 두 개가 들어 있었다.

 

하나는 화려한 다이야몬드 반지였고, 또 하나는 평범한 구리반지였다.

형제는 의논 끝에 다이야반지는 형이 가지고, 구리반지는 동생이 가졌다.

 

그리고.. 한동안 잊고 지내던 동생이 어느 날 문득 의문이 생겼다.

 

'왜 아버지께서는 이 별 볼 일 없는 구리반지를 그토록 깊숙히 소중하게

간직하셨던 것일까?'

다이야반지는 얼핏 보아도 엄청나게 값이 나가 보였지만,

구리반지는 너무나도 평범해 보였던 것이다.

 

그래서 동생은 구리반지를 꺼내 이리저리 살펴 보았다.

'뭐 특별한 거라도 있나?' 해서..

그런데 자세히 보니.. 반지 안쪽에 작은 글자들이 몇 자 새겨져 있었다.

 

- 모든 것은 변한다 -

 

동생은 그 글귀를 보고 단박에 알아보았다.

그 말이야말로 아버지가 평생토록 의지한 인생철학이었다는 것을!

 

사업을 하면서 힘들고 지쳐 포기하고 싶을 때 아버지는 그 반지의 글귀를 보면서

'그래 지금은 비록 힘들지만 계속 이렇지는 않을 거야. 상황은 변할 거야' 하면서

좌절하지 않고 용기를 내어 다시 한 번 일어섰고,

 

승승장구 사업이 번창하여 잘 나갈 때 아버지는 또 그 반지의 글귀를 보면서

'그래 지금은 비록 좋지만 계속 이러리라는 보장은 없지. 상황은 변할 거야' 하면서

무리한 투자를 자제하면서 내실을 다지고 어려울 때를 대비하며 사업을

이끌어 나갔던 것이다.

 

그래서 아버지는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게 그 구리반지를 보관하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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