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스크랩

3평의 땅

highlake(孤雲) 2021. 4. 22. 15:47

친구가 짧은 글을 전해왔다.

‘3평의 땅’이라는 제목이었다.

러시아의 문호(文豪·literary lion)이자 사상가인 레프 톨스토이의 글에 나오는

내용이라는데, 어느 작품 어디에 어떻게 나온 것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3평(坪)’이라는 지극히 한국적 개념의 땅 넓이를 톨스토이 작품에서 어떻게

정확히 계산해냈는지도(work it out) 모르겠다.

어찌 됐든 그 내용을 토씨까지 그대로 온전히 옮겨보면 이러하다.

 

“어느 농부가 평생토록 주인집에서 머슴살이를 했습니다(work as a farmhand

all his life). 어느 날 주인이 독립시켜 주기로 하고 그를 불러 말했습니다.

‘내일 해가 뜨는 순간부터(as soon as the sun rises) 해가 질 때까지(until the

sun sets) 네가 밟고 돌아오는 땅은 모두 너에게 주겠다.’

 

평생을 머슴으로 살아온 그는 새벽을 기다리느라(wait for dawn) 한숨도 자지 못했습니다

(do not sleep a wink). 날이 밝자마자 달리기 시작했습니다(start to run).

잠시도 쉬지 않고 뛰고 또 뛰었습니다.

한 뙈기 땅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in order to take possession of even

one more strip of land) 끼니도 걸러가며 미친 듯이 뛰어다녔습니다

(run around like a chicken with its head cut off).

 

가슴에 맺힌 한을 풀기 위해(in a bid to resolve his deep sorrow) 그 보상을

받겠노라고 뛰고 또 뛰었습니다. 뛰는 만큼 모두 자기 것이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be ready to sink) 무렵,

주인집 대문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기진맥진해(be utterly exhausted) 쓰러졌습니다.

그리고 끝내 의식을 되찾지(regain his consciousness) 못한 채 심장마비로

죽고(die of a heart attack) 말았습니다.

 

그가 마지막까지 얻어낸 땅은 고작 ‘3평’이었습니다.

자신이 묻히게(be buried) 된 무덤의 땅 한 쪼가리가 평생 머슴살이를 하며

뛰고 또 뛰어 자기 것으로 만든 이 세상 땅의 전부였습니다.

주변에 이런 사람들 많습니다. 더 많은 것을 얻겠노라 먹지도 쓰지도 않으며

욕심 사납게 살다가(live with avidity) 어느 날 3평이 기다리는 무덤 속으로

황망히 사라지는(vanish into a grave in a flurry) 사람들 많습니다.

 

욕심 가득한 눈에는 3평이 보이지 않습니다.

오늘 밤이라도 하늘이 부르면 가야 하는 인생인데, 그 얄궂은 3평을 얻겠노라

죽는 날까지 스스로 머슴으로 살다가 갈 수는 없습니다.

 

당신 자신을 너무 혹사하지(push yourself too hard) 마시기 바랍니다.

지나치게 과한 욕심 부리다가(bite off more than you can chew) 이웃에게

손가락질당하고 외면당하며(be shunned by your neighbors) 담 쌓고

사는 일 없어야겠습니다.

 

그저 오늘 하루 열심히 즐겁고 보람되게 삽시다(diligently live a pleasant

and fruitful life)! 코로나19 조심하시고, 하루하루 편안한 일상이 되시기를

 

이 글을 전해준 친구는 얼마 전 공무원으로 정년 퇴임한(retire under

the age limit) 후 지금은 부동산 중개업을 하고(work in real estate) 있다.

                       

                    - 조선일보 오피니언에서 옮겨 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