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눈썹에 눈물 하나 매달릴 때 / 김재진
갑자기 모든 것 낮설어질 때
느닷없이 눈썹에 눈물 하나 매달릴 때
올 사람 없어도 문 밖에 나가
막차의 기적소리 들으며 심란해질 때
모든 것 내려놓고 길 나서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물위를 걸어가도 젖지 않는 滿月(만월)같이
어디에도 매이지 말고 벗어나라.
벗어난다는 건
조그만 흔적 하나 남기지 않는 것
남겨진 흔적 또한 상처가 되지 않는 것
예리한 추억이 흉기 같은 시간 속을
고요하고 담담하게 걸어가는 것
때로는 용서할 수 없는 일들
가슴에 베어올 때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물위를 스쳐가는 滿月같이
모든 것 내려놓고 길 떠나라.
- 김재진 / '동시집' 에서
'詩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는 늘 나 때문에 내가 가장 아프다/유안진 (0) | 2019.05.21 |
---|---|
하늘/박두진 (0) | 2019.04.30 |
상처는 희망이 되어/정호승 (0) | 2019.04.20 |
기다림/조지훈 (0) | 2019.04.18 |
기다림 혹은.../이정하 (0) | 2019.04.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