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날 / 오인태
누군가에게 팔짱을 내주고 싶은 날
그리하여 이따금 어깨도 부대끼며
짐짓 휘청대는 걸음이라도
진심으로 놀라하며 곧추세워주기도 하면서
그렇게 발걸음을 맞춰 마냥 걷다가
따뜻한 불빛을 가진 찻집이라도 있다면
손잡이를 함께 열고 들어서서
내 얘기보다 그의 얘기를
더 많이 들어주고 싶은 날
혼자 앞서 성큼성큼 걸어온 날이
누군가에게 문득 미안해지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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