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모음

그런 날/오인태

highlake(孤雲) 2018. 1. 24. 09:59


그런 날 / 오인태



누군가에게 팔짱을 내주고 싶은 날


그리하여 이따금 어깨도 부대끼며


짐짓 휘청대는 걸음이라도


진심으로 놀라하며 곧추세워주기도 하면서


그렇게 발걸음을 맞춰 마냥 걷다가


따뜻한 불빛을 가진 찻집이라도 있다면


손잡이를 함께 열고 들어서서


내 얘기보다 그의 얘기를


더 많이 들어주고 싶은 날


혼자 앞서 성큼성큼 걸어온 날이


누군가에게 문득 미안해지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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