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모음

사람이 그리운 날/강초선

highlake(孤雲) 2018. 1. 21. 10:28


사람이 그리운 날 / 강초선

 



마음 지독히 흐린 날

누군가에게 받고 싶은

한 다발의 꽃처럼



목적 없이 떠난

시골 간이역에 내리면

손 흔들어 기다려 줄

한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그 사람 우체통같이

내 그리운 마음

언제나 담을 수 있는

흙내음 풀냄새가 아름다운 사람

그런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참 좋겠다.



하늘 지독히 젖는 날

출렁이는 와인처럼

투명한 소주처럼 취하고 싶은

오솔길을 들면 기다린 듯



마중하는 패랭이꽃 같은

제비꽃 같은 작은 미소를 가진

한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그 사람 빈 의자처럼

내 영혼의 허기 언제나 쉴 수 있는

등대 같은 섬 같은 가슴이 넉넉한 사람

그런 사람 있었으면 좋겠다. 참 좋겠다.



(강초선·시인,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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