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모음

겨울이 오는 길목에서

highlake(孤雲) 2017. 11. 27. 10:03




겨울이 오는 길목에서/김민소


소중한 사람이여

겨울이 성숙한 모습으로 찾아왔습니다.


쓸쓸했던 우리들의 뒤란에도

함박눈이 찾아와 수다를 떨겠지요.

 
나목을 만들고 떠난 가을을

다시는 원망하지 말기로 해요.


삶은 어제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오늘때문에 존재하는 것


참을 수 없었던 이별도

겹겹이 쌓아 두었던 그리움도

벽난로에 모두 넣어

가슴 뭉클한 시로 만들어요.


하늘이 부르는 날이

언제가 될지 우리는 모릅니다.


다만, 지상에 남아있는 동안은

겨울을 이기고 봄을 기다려야 하는 것


소중한 사람이여

이 겨울엔 인연의 길목마다

하얀 우체국이란 현판을 달기로 해요.

그대에게 달려가는 눈꽃 편지가

행여, 길을 잃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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