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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어 놓은 창으로는 나가지 않고

highlake(孤雲) 2017. 10. 13. 10:55



머리의 꾸밈새나 가문이나 계급 때문에
성직자가 되는 것이 아니다.

진리와 정의가 있는 이면 성직자이다.
그는 축복 받은 이다.

                  - 법구경 -

제자가 스승을 모시고 방에 앉아 있습니다.
그런데, 마침 벌 한마리가 열어 놓은 창문 틈으로 날아 들어 왔습니다.
벌은 다시 밖으로 나가고자 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벌은 뻔히 열려진 창문은 외면한채 엉뚱한 곳에

부딪치곤 합니다.

평소 경의 근본 뜻은 간과 한 채 지말에만 천착하는 스승을 딱하게

여기던 제자는 '방안에 들어와 밖으로 나가려 하지만 창에만 부딪치는

벌의 꼴'을 빗대어 스승의 꽉 맥힌 소견을 경책합니다.

"열어 놓은 창으로는 나가지 않고 창에 머리를 부딪치니 참으로 어리석구나.
평생을 옛 종이를 뚫은들 어느 때 밖으로 나가리오."
혹여 '꽉 막힌 스승'의 꼴로 살고 있지는 않은지요?
핵심은 간과한 채 엉뚱한 곳에서 변죽만 울리며 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일입니다.

현자는 말합니다.

"진퇴를 구별하고 선호를 가름하며, 행과 불행을 인지하되 그에 끄달리지 않고,
처음과 끝이 여여하여 항상한 것이 지혜로운 이의 살림살이다."

                                           <옮겨 온 글>

출처/가장 행복한 공부 카폐/茂朱鄕爐山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