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의世說新語

此必奸人也 간사한 사람

highlake(孤雲) 2017. 6. 29. 09:49



명나라 왕달(王達)은 '필주(筆疇)'에서 이렇게 말했다.


其有欲言不言, 而藏鉤鉗之機,

欲笑不笑, 而含捭闔之意,

此必奸人也


말할 듯 말하지 않으면서 남을 해칠 기미를 감추고,

웃는 듯 웃지 않으면서 쥐었다 놓았다 하는 뜻을 머금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은 틀림없이 간사한 사람이다.

 

할 말이 있는 것 같은데 입을 열지 않고, 웃으려다가 문득 웃음기를 거둔다.

머릿속에 궁리가 많기 때문이다.

구겸(鉤鉗)은 갈고리나 집게처럼 박힌 물건을 뽑아내는 도구다.

패합(捭闔)은 열고 닫는 것이니, 상대를 쥐었다 놓았다 하며 가지고 논다는 의미다.

이런 말도 했다.


"험한 사람 앞에서는 남의 사적인 이야기를 하면 안 된다.

간사한 사람 앞에서는 남의 속임수를 논해서는 안 된다.

나는 한때 말하고, 저도 한때 들었다. 말한 사람은 굳이 저를 비난하려

한 것이 아닌데, 듣는 사람은 마음에 쌓아두고 잊지 않는다.

험한 사람은 그 사사로운 이야기를 폭로와 비방의 거리로 삼고,

간사한 자는 그 기교(機巧)를 써서 이익의 바탕을 만든다."


갈고리와 집게의 수단을 감추고 마음을 열었다 닫았다 하는 속임수가 온통 난무하는 세상이다.

             <일부편집>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6/28/201706280338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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