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戱效放翁
翁年垂八十 옹년수팔십
日與小兒嬉 일여소아희
捕蝶爭相逐 포접쟁상축
黏蟬亦共隨 점선역공수
磵邊抽石蟹 간변추석해
林下拾山梨 임하습산리
白髮終難俺 백발종난엄
時爲人所嗤 시위인소치
내가 봐도 우습다
늙은이 나이가 팔십에 가까운데
날마다 어린애들과 장난을 즐기네.
나비 잡을 때 뒤질세라 따라갔다가
매미 잡으러 함께 나가네.
개울가에서 가재도 건지고
숲에 가서 돌배도 주워오지.
흰 머리는 끝내 감추기 어려워
남들이 비웃는 소리 때때로 들려오네.
순암(順菴)안정복(安鼎福 1712~1791)은 18세기의 큰 학자이자 문인이다.
조선시대 노인의 일상이 경쾌하다.
팔십 노인의친구는 어린아이들. 아이들에게 뒤질세라
나비도 잡고 매미도 잡으며 어울려 다닌다.
그뿐 아니다. 아이들이 가는데는 어디고 쫓아 다닌다.
개울가에 가서 돌을 헤쳐 가재도 줍고,산등성이에 가서 떨어진 돌배도 줍는다.
머리가 흰 것만 빼면 나도 아이와 같은 마음이다.
백발을 숨길 수 없어 "저 노인네 노는 짓이 우습다."는 비웃음 소리가 들려오는
듯해도 괘념할 것이 있나? 오늘도 애들하고나 놀려 가야겠다.
글/안대희 성균관 대 한문학 교수
<조선일보 가슴으로 읽는 한시중에서 옮겨 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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